이환주 KB금융지주 재무총괄(CFO) 부사장이 주요 비은행계열사 살림을 직접 들여다보며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지금까지 KB금융지주 재무총괄은 KB금융그룹 안에서 중요한 자리로 여겨져왔다. KB금융그룹 최장수 회장을 이어가고 있는
윤종규 KB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역시 지주 재무총괄을 지냈다.
▲ 이환주 KB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가 2021년 2월4일 KB금융그룹 실적발표회를 진행하고 있다. < KB금융지주 > |
이 부사장도 올해 행보에서 두각을 나타낸다면 이런 계보를 이어갈 수 있다.
6일 KB금융지주에 따르면 올해부터 이 부사장은 비이자이익 규모를 키워가고 있는 KB국민카드와 KB증권 기타비상무이사로 등재됐다.
지금까지 KB국민카드 비상임이사직은 지주 재무총괄이 맡아왔지만 KB증권 기타비상무이사에 재무총괄이 참여한 것은 처음이다.
윤종규 KB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비은행계열사 확대를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비은행 주력계열사인 KB증권과 KB국민카드의 성장가도를 돕게 된 이환주 부사장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다.
2020년 KB증권과 KB국민카드는 별도기준으로 각각 순이익 3743억 원, 3236억 원을 거두며 KB금융그룹 비은행계열사 이익기여도 1, 2위를 나란히 차지했다.
2020년 KB금융그룹의 순수수료이익은 2조9589억 원으로 2019년과 비교해 25.6% 증가했다. 순수수료이익에서 기타영업손익을 제외한 비이자이익은 2조7703억 원을 나타내며 2019년과 비교해 23.9% 늘었다.
신용카드수수료이익(24.8%), 증권대행수수료(18%), 증권업수입수수료(77.9%) 등이 2019년보다 크게 늘며 비이자이익 확대를 견인했다.
수수료이익에서 비은행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52%에서 2020년 64.4%로 크게 늘었다.
이환주 부사장은 2020년까지 KB국민은행 경영기획그룹 부행장으로 일하다가 올해부터 KB금융지주 재무총괄을 맡게 됐다.
최근에는 배당 확대와 관련해 KB금융지주 주주 및 투자자들이 이 부사장의 발언에 귀를 곤두세우고 있다.
이 부사장은 2월에 열린 2020년도 실적발표회에서 "자본관리 권고안이 6월말까지인 만큼 하반기에 경제상황이 완화된다면 주주환원을 빠르게 회복할 것이다"며 "자사주 매입이나 소각, 중간배당 등 주주가치 방안을 적정시기에 실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고 말했다.
KB금융지주 부사장은 KB국민은행 부행장과 더불어 그룹을 대표하는 다음 리더군으로 분류된다.
현재 KB금융지주의 부사장은 이환주 재무총괄 부사장을 비롯해 이창권 전략총괄(CSO) 및 글로벌전략총괄(CGSO) 부사장, 임필규 리스크관리총괄(CRO) 부사장, 이우열 HR총괄부사장, 한동환 디지털플랫폼총괄(CDPO) 부사장 등 5명이다.
특히 재무총괄 책임자는 요직 중 요직으로 꼽힌다. 현재 KB금융지주에서는 과거 재무총괄을 거친 인물들이 현재 그룹에서 중요한 위치에 올라있다.
윤종규 회장은 2004년 KB국민은행을 떠났다가 2010년 어윤대 전 회장 취임과 함께 KB금융지주 재무총괄 부사장으로 영입돼 복귀했다.
당시 어 전 회장은 윤 회장의 업무능력과 은행 내 신망을 높이사 최고재무책임자를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KB금융그룹 2인자로 꼽히는
양종희 KB금융지주 부회장과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이사 사장도 지주에서 재무담당으로 일했던 적이 있다.
이환주 부사장의 전임인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부터 계열사 경영자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