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와 샤오미가 올해 미국 진출을 본격화하기 위해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선보이고 있다.
저가 스마트폰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수익성을 개선하고 브랜드 이미지도 끌어올리려 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진출은 평탄하지 못할 것으로 분석된다. 유통망 구축과 특허 비용 지출 등이 늘어나지만 중국에서 가격경쟁력을 유지해야 하는 이중고에 빠질 수도 있다.
◆ 미국 진출에 나서는 이유
21일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이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은 그동안 저가의 저사양 스마트폰에 집중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다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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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처드 유 화웨이 소비자사업부문 CEO. |
하지만 중저가 스마트폰은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비해 수익성을 창출하기 어렵다는 약점을 안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스마트폰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런 약점을 미국에서 극복해 보겠다는 것이다. 미국은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수요가 가장 높은 지역이다.
물론 미국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성공하면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을 올리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중국 경제가 점차 활력을 잃으면서 중국의 스마트폰 업황이 정체되는 점도 미국 진출에 나서게 하는 이유로 꼽힌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은 지난 3년 동안 중국에서 높은 스마트폰 수요로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출하량을 늘렸다"며 "하지만 최근 중국 경제성장률이 떨어지면서 중국 스마트폰 시장도 수요가 줄고 있다"고 진단했다.
샤오미의 경우 중국 내수에서 거두는 매출비중이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화웨이도 절반이 넘는 매출을 중국 내수에 의존하고 있다.
◆ 프리미엄 스마트폰 출시, 미국 공략 시동
화웨이와 샤오미는 미국을 공략하기 위해 프리미엄 성능을 갖춘 스마트폰을 내놓고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화웨이는 최근 CES 2016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 '메이트8'을 선보였다. 메이트8은 풀HD급 6인치 화면에 1600만 화소 카메라, 자체개발한 고성능 AP(모바일프로세서) ‘기린950’과 최대 4기가 램을 탑재한 프리미엄 스마트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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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웨이 스마트폰 신제품 '메이트8'. |
화웨이 관계자는 "메이트8으로 북미 등 선진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라며 "2018년까지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을 따라잡고 1위 업체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샤오미는 '미5'를 전략 스마트폰으로 내놓고 미국 진출에 나선다.
미5는 풀HD급 5.2인치 화면에 퀄컴의 AP '스냅드래곤820'과 2천 만 화소 후면카메라, 4기가 램이 탑재될 것으로 추정된다.
샤오미는 올해 2월 스페인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미5를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샤오미는 주력 스마트폰인 미4와 홍미2프로도 미연방통신위(FCC) 인증을 요청하고 미국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 두 마리 토끼 잡을 수 있나
하지만 화웨이와 샤오미의 미국진출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 새롭게 진출하면서 유통망을 갖추는 데 들어가는 비용과 마케팅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나금융투자는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은 미국 진출을 위해 유통망 구축과 브랜드 마케팅 등의 비용이 늘어나는 동시에 중국 내수에서 경쟁도 신경써야 하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이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역량이 미비하다”이라고 분석했다.
또 특허 문제가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특허권을 얻기 위해 들여야 하는 비용도 무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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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쥔 샤오미 회장. |
중국 정부는 산업을 육성한다는 명목 아래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의 특허 문제를 관대하게 처리해왔다.
그러나 중국업체들이 미국 등에 진출하려고 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실제로 샤오미는 최근 미국 특허전문기업 블루스파이크에게 특허침해로 고소를 당했다.
전자전문매체 폰아레나는 “블루스파이크는 샤오미가 미국 진출을 앞둔 상황에서 소송을 제기해 빨리 합의를 이끌어내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이 프리미엄 성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격대를 낮춰 주목받고 있지만 마케팅이나 특허 등의 비용이 늘어나기 시작하면 저가정책을 유지하기 힘들고 그만큼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