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권 에디슨모터스 대표이사가 쌍용자동차 인수 의지를 보이면서 쌍용차 새 주인 찾기 과정에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에디슨모터스는 전기버스 제조업체로 강 대표는 쌍용차 인수를 통해 승용차 기술과 부품 등의 경쟁력을 확보해 전기차사업에서 시너지효과를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대표이사. <에디슨모터스 홈페이지 갈무리> |
3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에디슨모터스는 HAAH오토모티브홀딩스가 쌍용차 인수를 포기하면 쌍용차의 협상 대상자로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와 실제 비공식적 경로로 인수문제를 놓고 접촉하기도 한 것으로 파악된다.
에디슨모터스는 국내 전기버스업체로 CNG(압축천연가스)버스와 저상전기버스 등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2020년 서울 전기버스 점유율 1위를 차지한 곳이다.
에디슨모터스 안팎의 말을 들어보면 강영권 대표는 2020년 쌍용차의 대주주인 마힌드라앤마힌드라가 쌍용차를 매각하겠다는 뜻을 보였을 때부터 쌍용차 인수에 관심을 보였다.
강 대표는 경쟁력 있는 전기차를 만들기 위한 부품조달 생태계뿐 아니라 제조능력과 시설을 확보하기 위한 방편으로 쌍용차 인수를 모색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에디스모터스가 전기차와 관련한 모든 생산기반을 직접 갖추려면 시간이 걸리는 만큼 쌍용차 인수를 통해 전기차 사업경쟁력을 빨리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강 대표는 2017년 1월 당시 한국화이바 친환경차량사업부를 인수하면서 전기버스사업에 뛰어들었다.
강 대표는 독특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그는 SBS ‘그것이 알고싶다’의 PD 출신으로 39세 나이에 프로듀서에서 사업가로 변신했다.
처음에는 외주프로그램을 제작하다 산업폐기물 소각장사업에 뛰어들었다. 그 뒤 폐자동차 재활용사업을 추가하려던 차에 전기차사업에 매력을 느껴 2017년 한국화이바 친환경차량사업부(현재 에디슨모터스)를 인수했다.
사업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강 대표가 쌍용차 인수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앞으로 쌍용차 새 주인을 찾는 협상 과정에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HAAH오토모티브홀딩스가 쌍용차 인수에 단독후보였다면 새로운 인수후보의 등장으로 HAAH오토모티브홀딩스도 압박을 받게 된 상황에 놓인 것이다.
그동안 HAAH오토모티브홀딩스는 쌍용차의 투자 결정을 차일피일 미루면서 인수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듯한 태도를 보여왔다.
다만 쌍용차는 협약에 따라 HAAH오토모티브홀딩스와 최종 계약이 깨진 뒤에야 다른 투자자와 협상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HAAH오토모티브홀딩스가 31일(미국시각) 쌍용차에 투자의향서를 보내기 했는데 약속을 이행한다면 쌍용차는 한국시각으로 4월1일이 투자의향서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HAAH오토모티브홀딩스가 쌍용차의 부채규모에 부담을 느껴 법정관리 이후 인수하는 방식도 검토하고 있다는 시선이 나오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에디슨모터스와 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
더구나 에디슨모터스가 국내자본이라는 점에서 쌍용차로서는 외국자본의 이른바 ‘먹튀’ 우려를 씻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그동안 쌍용차는 중국 상하이모터스와 상하이 마힌드라앤마힌드라 등 이른바 외국 기업이 대주주로 있으면서 산업은행의 지원을 받았다. 하지만 외국 대주주들이 일정 기간만 운영하다가 빠져나가는 행태가 반복되는 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더욱이 에디슨모터스가 전기차 버스와 트럭 등을 생산 판매하는 회사여서 앞으로 쌍용차와 함께 전기 승용차에서 시너지를 낼 가능성이 있다는 시선이 자동차업계에서 나온다.
쌍용차가 내연기관차 기술력은 충분하지만 아직까지 전기차 및 친환경차 모델은 생산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에디슨모터스의 인수로 쌍용차도 전기차사업의 활로를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