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이 SK이노베이션와 벌이는 배터리 분쟁을 놓고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했다.
신 부회장은 25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LG화학의 제20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내가 쓰는 제품이 합법적으로 만들어졌을 것으로 믿고 구매하는 고객을 위해서라도 이번 사안을 유야무야 넘길 수 없다”며 “피해규모에 합당한 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이 25일 LG화학의 정기 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 LG화학 >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2월 LG에너지솔루션(당시 LG화학 전지사업본부)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제기한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소송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손을 들어줬다.
앞으로 10년 동안 미국에서 SK이노베이션이 생산한 배터리 및 부품의 수입을 금지하는 판결을 내렸다.
국제무역위는 판결문에서 “SK는 LG의 영업비밀이 아니었다면 10년 안에 해당 영업비밀상의 기술을 개발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것이 명확하다”며 “자료 수집 및 파기라는 기업문화가 SK에 만연해 있다는 취지의 예비결정(SK이노베이션의 조기패소)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신 부회장은 “제 30여 년 동안의 글로벌 비즈니스 경험에 비춰 봐도 국제무역위가 영업비밀 침해 판단은 물론 조직문화까지 언급하며 판결 이유를 제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며 “국제무역위가 이번 사안의 중대성과 심각성을 엄중하게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제무역위의 판결 이후 해외소송 전문가의 영입을 추진하는 등 컴플라이언스(준법경영) 체제를 강화하는 SK이노베이션을 비판하기도 했다.
신 부회장은 “경쟁사(SK이노베이션)는 국제무역 규범과 관련해 존중받는 국제무역위의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고 (소송 패소가) 글로벌 분쟁 경험이 미숙해 일어난 일로만 여기는 것으로 보여 안타깝다”고 말했다.
신 부회장은 “회사의 영업비밀 등 지식재산권을 존중하는 것은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의 기조 아래서 기본을 준수하는 일이다”며 “LG화학은 30여년 동안 쌓아 온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통해 주주와 투자자, 그리고 회사의 가치를 높이겠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