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택 금호타이어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가 미래 타이어기술 상용화에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정 사장은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 졸업 뒤 2015년부터 2020년까지 6년 째 순손실을 보는 상황에서도 회사의 미래 경쟁력을 준비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23일 금호타이어에 따르면 정 사장은 대표이사에 오른 뒤 그동안 직접 연구개발을 진두지휘했던 스마트타이어시스템을 본격화하는 데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타이어시스템은 각 타이어 내부에 장착된 센서모듈과 운전석에 설치된 전용 무선통신기로 구성된다.
스마트타이어시스템은 주행 중 타이어 공기압이나 온도, 주행시간 등 타이어 상태를 모니터링해 운전자에게 경고나 주의 알림을 줄 수 있다. 자율주행차를 비롯한 스마트모빌리티에서 쓰임새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금호타이어는 스마트타이어시스템의 하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세웠다.
정 사장은 스마트타이어시스템 연구개발을 진행할 당시 보도자료를 통해 "시대 변화에 한발 앞서 준비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는 생각으로 어려운 환경에도 꾸준히 연구개발(R&D)에 힘썼다”고 말하기도 했다.
금호타이어는 중국 더블스타에 매각되며 2014년 12월에 워크아웃을 졸업한 뒤에도 2015년부터 2020년까지 6년째 순손실을 내고 있다.
2019년과 지난해에는 연결기준 영업이익을 내기도 했지만 고금리 장기차입금에 따른 높은 이자부담으로 결국 순이익을 내지 못했다.
금호타이어의 경영이 완전히 본궤도에 올랐다고 보기 힘든 상황에서도 정 사장은 회사의 미래를 대비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 셈이다.
정 사장은 연구개발본부장 출신으로 금호타이어 연구개발부문에서 핵심역할을 줄곧 맡아왔다. 1961년 태어나 전남대학교 화학공학과에서 학사와 석사학위를 받았다.
1988년 금호타이어에 입사한 뒤로는 연구3부문과 연구2부문 개발1부문 등 금호타이어 연구개발에서 줄곳 일했다.
재료개발담당에서 임원 생활을 시작해 품질본부장과 연구개발본부장 등 금호타이어 주요 기술과 관련한 연구개발 요직을 두루 거쳤다.
다만 정 사장 내정자가 금호타이어 스마트타이어 시스템을 본격화해 미래 사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먼저 노사관계에서 신뢰를 회복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
금호타이어가 통상임금 소송을 놓고 대법원에서 최종 패소하면서 올해 임금협상에서 인건비 부담이 높아졌다.
금호타이어 노동자들은 통상임금 조항에서 상여금이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2017년 임금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이 금호타이어 노동자 5명이 낸 임금 청구소송에서 노동자들의 손을 들어주면서 금호타이어는 통상임금과 관련한 부담이 커졌다.
통상임금은 연장 및 야간근로수당을 포함해 연차수당, 장기근속수당 등 각종 수당과 퇴직금의 산정기준으로 적용돼 올해 임금협상에서 미래 임금도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금호타이어가 아직까지 고금리부채 등의 영향을 크게 받는 상황에서 인건비 부담까지 커지면 미래사업에 힘을 주기가 힘들어 질 수 있다.
더욱이 베트남 공장 증설과 관련해서 노조의 반대를 설득해야 할 과제도 안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미국에서 한국산 타이어와 관련해 반덤핑 관세 부담이 커져 베트남 공장 증설을 통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정 사장이 금호타이어 노사합의를 바탕으로 실적 개선에 최선을 다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