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은 요즘 우산장수와 짚신장수 아들을 둔 마음일 것으로 보인다.
대림산업은 건설사업과 유화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데 저유가로 건설사업은 피해를 입은 반면 유화사업은 수혜를 누리고 있다.
이 부회장이 올해 이런 실적 불균형을 해소하고 건설부문에서 반등을 이뤄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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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 |
김형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14일 “대림산업은 건설관련 위험을 유화사업으로 상쇄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대림산업이 지난해 4분기에 매출 2조4천억 원, 영업이익 743억 원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4분기보다 매출은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대림산업은 건설부문 실적부진을 유화부문에서 만회하고 있다. 유화부문이 실적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대림산업은 3분기까지 건축, 토목, 플랜트 등 건설부문에서 매출 5조5963억 원을 올렸으나 영업이익은 1139억 원에 그쳤다. 하지만 유화부문은 3분기까지 매출 1조2847억 원, 영업이익 1689억 원을 냈다.
3분기까지 영업이익률을 보면 건설부문 2.0%인데 유화부문은 13.15%에 이른다.
건설부문은 저유가와 해외건설 경기 침체로 고전하고 있는 반면 유화부문은 원가하락 효과로 수익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저유가는 올해도 대림산업 건설사업에 장애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박형렬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14일 “유가하락에 따라 대림산업 해외 수주는 3조 원 수준에서 정체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유화부문은 올해도 전망이 밝다. 박 연구원은 “유화부문은 안정적인 실적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대림산업이 유화부문에만 기댈 수만은 없다. 유화부문의 실적호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저유가가 석유화학업계의 수익성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제품가격 하락으로 외형 축소가 불가피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유가하락이 경기침체와 수요감소로 이어질 경우 장기적으로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유화부문 실적이 유지된다 해도 건설부문 실적 반등은 꼭 필요하다. 대림산업의 사업비중이 건설부문이 유화부문보다 훨씬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림산업은 매출의 70% 이상을 건설부문에서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약 10% 남짓의 유화부문 매출에 비하면 절대적인 비중이다.
이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건설부문에 대한 고심을 보여줬다. 이 부회장은 신년사의 많은 부분을 건설부문의 과제와 해결방안에 할애했다.
이 부회장은 “올해 플랜트 사업을 조속히 정상화하고 시장 변동성에 대비해 건축·토목 등 리스크 관리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며 건설사업에 역량을 기울여 줄 것을 당부했다.
이 부회장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등 해외 건설시장이 저유가 지속에 따른 재정난으로 위축되고 있다”며 “해외 신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대림산업이 건설부문에서 외형 성장은 어려워도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원가율이 높아 부실의 원인이 된 해외공사 현장을 마무리해 실적 부담을 덜어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형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대림산업은 상반기까지 사우디 손실 프로젝트를 준공하고 하반기부터 해외공사 리스크를 완전히 해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이란 경제제재가 해제되면 양질의 신규수주도 늘어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박형렬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대림산업은 국내부문 이익 증가와 해외부문 손실 감소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며 “올해 전체 영업이익은 지난해 추정치보다 54% 증가한 4378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