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한령(한류 제한령)’이 완화될 조짐이 보이면서 위메이드가 연내 중국에 ‘미르4’를 출시하겠다는 목표에도 파란불이 켜졌다.
8일 게임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중국 정부가 한국 콘텐츠에 이전보다 유연한 태도를 보이면서 위메이드 ‘미르4’의 중국 출시 전망도 이전보다 밝아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16년 이후 한국 게임에 외자판호(외국 게임의 판매허가)를 내주지 않았는데 최근 흐름이 바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 인디게임인 ‘룸즈:풀리지 않는 퍼즐’은 2월 외자판호를 받았다. 2020년 12월 컴투스 ‘서머너즈워:천공의 아레나’가 외자판호를 받은 지 2개월여 만이다.
중국 정부가 중국 주요 퍼블리셔(게임 운영·서비스사)를 대상으로 한국 게임의 외자판호 신청을 재개해도 된다는 신호를 보냈다는 이야기도 게임업계에서 흘러나온다.
게임이 아닌 분야에서도 올해 들어 한국-중국 관계가 풀려가고 있다. KBS가 중국 중앙방송총국 CMG와 방송 교류를 위한 협력 협정을 체결한 것을 대표적 사례로 꼽을 수 있다.
이런 흐름이 이어져 중국 정부가 외자판호 빗장을 연다면 위메이드는 한국 게임사 가운데에서도 상당한 수혜를 입을 곳으로 평가된다.
위메이드는 연내 중국에 모바일게임 ‘미르4’를 내놓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미르4는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은 PC온라인게임 ‘미르의전설2’의 공식 후속작이다.
미르의전설 지식재산(IP)은 지금도 중국에서 인기가 좋다. 위메이드는 미르의전설 지식재산을 합법·불법으로 사용한 중국 게임의 연간 매출을 합치면 9조 원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위메이드가 미르4를 중국 시장에 정식으로 내놓는다면 미르의전설2 인기를 업고 크게 흥행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위메이드도 외자판호 신청을 준비하기 위해 미르4 중국 퍼블리셔를 찾고 있다. 미르4의 중국 PC클라이언트 서비스와 관련해서도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이사는 2020년 4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미르4 중국 파트너와 관련해 여러 회사들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2021년 2분기 안에는 실제 계약으로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중국 정부가 한국 게임에 외자판호를 줄 때 더욱 엄격한 기준을 적용할 가능성은 존재한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경영학부 교수)은 “중국 내부에서 외자판호 발급을 완전히 틀어막진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옛날처럼 허가를 대거 내주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넥슨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외자판호를 받았지만 청소년 보호규제와 관련해 현재까지 게임을 출시하지 못하고 있는 사례도 있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중국 파트너사 협상 등과 관련해 구체적 사안은 공개할 수 없지만 미르4의 중국 출시를 계속 준비하고 있다”며 “청소년 보호 관리시스템 등과 관련해서도 검토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