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2021-03-07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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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공공배달앱 ‘배달특급’이 새로운 돌풍을 불러올까? 아니면 찻잔 속 태풍으로 그칠까?
배달특급은 지역화폐 기반의 할인혜택을 앞세워 경기도 안에서 빠르게 세를 불리고 있다. 그러나 이런 성공사례가 전국 단위에서도 장기적으로 나타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 경기도 공공배달앱 '배달특급'. <경기도>
7일 경기도에 따르면 공공배달앱 배달특급의 서비스지역을 올해 안에 경기도 시·군 28곳 전역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배달특급이 기존 시범서비스지역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경기도 전역에서도 민간배달앱과 경쟁할 수 있다는 자신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배달특급은 현재 경기도 화성·오산·파주·이천·양평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추가로 4월에는 수원과 김포에서, 7월에는 고양 등에서 서비스 시행이 확정됐다.
소비자가 지역화폐로 결제하면 15% 할인혜택을 받는 점이 차별화된 장점이다. 지역화폐의 결제는 2020년 12월~2021년 1월 배달특급 전체 주문의 68%를 차지했다.
입점 사업자에게도 민간배달앱보다 낮은 수수료가 적용된다. 배달특급의 최대 수수료는 결제 1건당 3.5%로 민간배달앱의 최대 16%보다 훨씬 낮다.
배달특급은 2021년 2월 기준으로 전국 배달앱시장 점유율 1%를 넘어섰다. 전체 수치로는 미미하지만 당시 경기도 내 3개 지역에서만 운영됐던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선전한 셈이다.
배달특급 운영사인 경기도주식회사는 시범서비스지역 기준으로 배달특급 점유율이 10%선을 넘어섰다고 추정했다.
경기도주식회사 관계자는 “2월 기준으로 시범서비스지역에서 배달특급을 이용한 하루평균 주문이 5천여 건으로 꾸준하게 집계되는 등 시장에 안착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배달특급이 호응을 얻으면서 지방자치단체별로 공공배달앱을 활성화하려는 움직임도 다시 나타나고 있다.
현재 공공배달앱을 내놓은 지방자치단체는 모두 11곳이다. 전라북도 군산의 ‘배달의명수’가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 이후 서울과 부산, 인천 서구 등에서 잇달아 공공배달앱을 선보였다.
올해는 대구와 성남, 광주 등에서 공공배달앱을 내놓는다는 계획을 세웠다. 배달특급과 마찬가지로 지역화폐를 연계해 사용률을 끌어올리는 구상도 하고 있다.
경기도도 경기도주식회사와 다른 공공배달앱 운영사들의 상생발전협약 등을 통해 전국 공공배달앱의 활성화방안을 모색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러나 공공배달앱이 전국적으로 활성화되려면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역화폐와 연계된 할인을 통해 소비자를 끌어 모을 수는 있지만 여기에는 지자체 예산이 들어간다. 지역화폐 할인규모가 클수록 지자체의 비용부담이 커지는 셈이다.
마케팅으로 승부하기에는 민간배달앱의 자금력을 따라가기 힘들다. 이 때문에 공공배달앱이 장기적으로는 민간배달앱과 경쟁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군산의 공공배달앱 ‘배달의명수’가 2020년 3월 출시 이후 호응을 얻었지만 현재는 사용자 수가 출시 초기 수준으로 다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배달앱업계 한 관계자는 “공공배달앱이 입점 사업자에게 낮은 수수료를 받는 것은 소비자에게는 크게 감흥을 주기 힘든 요소다”면서 “현재 구조로는 소비자에게 좋은 반응을 끌어낼 수 있는 가격 경쟁력 등을 확실하게 갖출 수 있을지 불확실해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