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 물가가 연초부터 뛸 조짐을 보인다.
글로벌 시장불안과 환율 등 대외 악재에 증시 전반이 침체를 겪고 있지만 일부 내수주는 제품가격 인상에 따른 실적증가 기대를 받고 있다.
풀무원은 주가는 11일 전 거래일보다 2.09%(4천 원) 오른 19만5천 원에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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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승우 풀무원 대표이사 사장. |
풀무원은 7일부터 두부와 달걀, 짜장면, 핫도그 등 주력 제품가격을 인상했다. 두부는 평균 6.4%, 계란은 평균 3.9% 올랐다.
풀무원이 제품가격을 인상한 것은 2011년 이후 약 5년 만이다. 소비자에게 사전 고지 없이 제품가격을 인상한 것은 실적 악화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풀무원 주력계열사인 풀무원식품은 지난해 3분기 15억3870만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제품가격 인상은 주가상승으로 이어졌다. 풀무원 주가는 올해 들어 7일까지 17만 원 대 중반에 머물렀는데 제품가격을 인상한 다음날인 8일 10% 가깝게 올라 19만 원대로 올라섰으며 11일 장 초반 20만 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11일 “풀무원은 주력제품의 가격인상으로 올해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풀무원 연결매출에서 두부와 계란이 차지하는 비중은 10.7%, 3.5% 정도”라며 “두 제품에서 시장 지배력이 높아 영업이익 증가에 기여하는 효과가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풀무원은 두부시장 점유율 1위 회사다. 풀무원이 가격인상에 나서면서 관련 식품업계에 가격인상 도미노가 이어질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CJ제일제당 주가는 1.28%(5천 원) 오른 39만5500원, 대상 주가는 2.05%(700원) 오른 3만485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1900선이 무너졌는데 식품회사 주가는 올랐다. CJ제일제당과 대상, 샘표식품 등 식품회사 주가들은 새해 들어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주류회사들도 가격인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홍세종 신한금융투자연구원은 11일 “롯데칠성음료가 올해 상반기 맥주가격을 인상할 가능성이 많다”며 “맥주가격 6%를 인상하고 연간 1500억 원 맥주 매출액을 가정하면 연간 이익증가 효과는 90억 원 내외”라고 분석했다.
롯데칠성음료 주가는 11일에 0.99%(2만4천 원) 내려 종가 240만2천 원을 기록했지만 올해 들어 주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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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 |
하이트진로는 소주값을 인상한 뒤 주가가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다. 8일 장중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데 이어 11일에도 전 거래일 대비 1.45% 올랐다. 하이트진로 주가는 소주가격 인상 이후 8일까지 12% 넘게 뛰었다.
식음료는 대표적인 내수업종이다. 식음료 회사들이 제품가격 인상 혹은 인상할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정부가 낮은 물가상승률이 지속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나오자 업체들의 가격인상 움직임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지난해 0.7%까지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가격인상에 제동을 걸지 않을 것으로 보이면서 올해는 식품회사나 주류업체 뿐 아니라 아이스크림이나 과자류, 라면류 등까지 가격인상 봇물을 터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