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편의점과 증권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편의점업체 가운데 BGF리테일의 실적이 가장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BGF리테일은 학교, 공원, 관광지 등 특수입지 점포가 2020년 말 기준 1492곳으로 전체 매장의 10%에 이른다. 이는 경쟁사들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특수입지 점포는 경기가 좋을 때는 매출이 급증하지만 경기 침체기에는 더 큰 폭으로 매출이 감소하는 특징이 있다.
이 때문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된 지난해 4분기 학교, 병원, 관광지 등 특수 입지의 BGF리테일 점포 매출은 22% 감소했다.
하지만 올해 2월26일 코로나19 백신 접종도 시작되고 3월부터 학생들의 등교가 정상화되면서 BGF리테일의 실적도 반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BGF리테일은 지난해 코로나19로 학생들이 정상적으로 등교하지 못하면서 교내에 위치한 특수입지 점포 매출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며 “올해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진행되면서 학생들의 등교일수도 회복하고 있고 1~2인용 간편식 매출도 증가할 것이다”고 예상했다.
이 사장은 특히 식품 경쟁력을 강화해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BGF리테일은 지난해 충북 진천 중앙물류센터(CDC) 내 중앙집중 조리시스템인 ‘센트럴키친(CK)’을 구축해 삼각김밥, 샌드위치, 도시락 등 즉석식품 라인을 강화하고 있다.
중앙집중 조리시스템은 편의점의 주요 전략상품인 간편식품의 제조 효율을 높일 수 있어 수익성을 강화할 수 있다.
BG리테일 관계자는 “센트런키친에서 도시락 등에 들어가는 음식을 전처리해 7개 제조센터에 보내는 방식으로 맛의 일관성을 높일 수 있다”며 “또 7개 제조센터에서 따로 구입하던 원재료를 센트럴키친에서 통합구매하기 때문에 단가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삼각김밥의 토핑을 최대 50% 늘리는 리뉴얼을 진행했고 개당 990원 초저가 즉석밥을 출시하기도 했다. 삼각김밥은 편의점 CU의 전체 간편식품 매출 가운데 22.6%를 차지하고 있을 만큼 인기 품목이다.
이처럼 식품부문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것은 최근 소비자들의 장보기 트렌드가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오프라인 유통채널은 편의점으로 고객 이전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근거리 장보기를 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편의점 내 즉석식품, 가정간편식(HMR), 식사부재료의 판매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주택 인근에 입지한 점포의 기존점 성장률은 다른 점포보다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마진율 자체는 식품보다 음료부분이 더 높지만 최근 식품을 편의점에서 찾는 손님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즉석밥 등 자체상품(PB)을 출시하는 등 차별화된 제품을 출시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정편의식(MHR)시장 규모는 2019년 3조9천억 원에서 2022년 5조 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사장은 변화에 발맞춰 1인용 밀키트, 가정간편식, 디저트, 안주류 등 상품 주기가 짧은 다품종 소량생산 품목들의 회전율을 높여 점포당 매출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2019년 기준 CU의 점포당 매출은 5억8991만 원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경쟁사 GS25의 점포당 매출 6억6532만 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BGF리테일은 최근 밀키트제품 출시를 통해 평균판매단가(ASP)가 상승하고 있어 향후 성장성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며 “올해는 BGF리테일이 냉장 가정간편식 출시를 통해 즉석식품 라인업을 더 강화하는 해가 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