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건설사들이 아파트 리모델링시장에 관심을 높이고 있다.
그동안 리모델링시장에서는 포스코건설이 강자였으나 최근에는 시공능력평가에서 포스코건설보다 상위에 있는 4개 건설사가 모두 리모델링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움직임을 보이면서 수주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아파트 리모델링은 사업규모나 수익성에서 매력적이지 못했기 때문에 대형 건설사들이 선호하지 않았으나 재건축규제 강화로 리모델링을 추진하려는 단지가 늘어나자 건설사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리모델링사업은 짧은 연한과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지원, 재건축보다 빠른 진행속도 등 장점을 바탕으로 시장이 커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업규모가 최대 9천억 원으로 추정되는 서울 중구 남산타운 리모델링 등 대규모 리모델링사업이 나오는 등 시장규모도 커지고 있다.
경기도가 추진하는 '공동주택 리모델링 컨설팅 시범단지 선정 공모'에 111개 단지가 지원했던 점을 고려하면 리모델링시장은 전망이 밝다. 이 시범사업은 경쟁률이 50대1을 넘었다.
시범단지로 선정되면 경기도가 여건에 맞는 리모델링방안을 제시하고 사업성 분석, 세대별 분담금 산정 등의 컨설팅 용역을 지원한다.
경기도 관계자는 “공모 신청건수가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으로 리모델링을 고민하는 아파트단지가 많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부산 해운대구는 리모델링 자문위원회와 지원센터를 만들어 리모델링을 지원하는 조례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5월 해운대구의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시행된다.
이번 조례안은 준공 15년이 넘은 해운대구 아파트들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 최초 계획도시이자 신시가지로 불려온 해운대 그린시티는 준공 20년이 넘은 아파트만 374개 동, 2만9000여 세대로 전체 주택의 92%를 차지하면서 아파트 리모델링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내놓은 2.4주택공급대책에 공공기관이 참여하지 않는 민간 재건축에서는 규제완화가 포함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힘든 재건축보다 리모델링을 선택하는 단지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리모델링은 건축연한이 15년으로 재건축 기준인 30년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안전진단에서도 리모델링은 B등급만 받으면 되기 때문에 D등급 이하를 받아야 하는 재건축보다 수월하다.
주요 건설사들은 리모델링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저마다 조직을 강화하거나 기술 개발에 나서는 방식 등으로 힘을 주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리모델링시장에 진출했고 올해 리모델링태스크포스(TF)를 팀으로 격상하고 본격적으로 리모델링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1월9일 경기도 용인시 수지신정마을9단지 리모델링사업을 수주했다.
DL이앤씨도 1월 진행된 경기도 군포시 산본 우륵아파트 리모델링사업 1차 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하며 리모델링시장 복귀를 추진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020년 12월 조직개편을 통해 리모델링 전담조직을 신설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월 경기도 용인시 수지 성복역 리버파크 리모델링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고 서울시 구로구 신도림우성3차 리모델링사업에서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5월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다.
쌍용건설은 리모델링시장에서 계속 좋은 성적을 이어가기 위해 올해 리모델링 전담조직을 따로 편성하기도 했다.
포스코건설은 리모델링에서 철근 콘크리트 바닥체(슬래브)의 신구 접합부를 연결할 때 안정성을 높이고 두 바닥체를 구조적으로 일체화하는 2가지 신공법을 개발했다.
이 신공법은 바닥체의 콘크리트 파쇄량이 적어 시공이 편리하고 공사기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폐콘크리트 발생량도 줄어들어 환경친화적으로 평가된다.
그동안 리모델링사업은 건설사 참여가 적어 대부분 수의계약방식으로 진행됐지만 주요 건설사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앞으로는 리모델링사업에서도 경쟁입찰방식이 많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