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3월19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장 사장을 3년 임기의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처리하게 된다.
장 사장은 삼성증권의 실적 호조를 이끌어낸 성과를 인정받고 있는 만큼 무리없이 연임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증권은 연결기준으로 2018년 3341억 원, 2019년 3918억 원, 2020년 5076억 원의 순이익을 각각 거두면서 3년 연속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올해 실적도 준수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삼성증권의 2021년 연결기준 순이익은 6572억 원으로 2020년보다 29.5%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장 사장은 올해 삼성증권의 실적 증가세를 이어나가기 위해 각 사업부문의 경쟁력 강화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장 사장은 대표이사에 오른 뒤 삼성증권이 강점을 지닌 자산관리(WM)부문과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투자금융(IB)부문의 균형성장을 통한 수익성 제고에 힘써왔다.
자산관리부문은 지난해 개인투자자 급증에 힘입어 2019년보다 국내주식 수수료는 155%, 해외주식 수수료는 228% 각각 급증했다. 같은 기간 리테일고객 예탁자산은 44%, 30억 원 이상의 초고액자산가 고객 수는 42% 각각 늘었다.
장 사장은 연말 조직개편에서 디지털자산관리본부를 신설했고 최근 주식매매가 가능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업계 최초로 내놓는 등 개인고객 유치에 꾸준히 힘을 싣고 있다.
투자금융부문에서는 지난해 카카오게임즈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주관하는 등 영업호조로 인수 및 자문수수료 수익이 2019년보다 13% 늘었다.
기업가치가 10조 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카카오페이 상장대표주관사 자리를 따냈고 최근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를 성공적으로 상장시키는 등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신사업을 통한 수익 다각화에도 힘을 내고 있다.
장 사장은 지난해 리서치본부 안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연구소를 설립했다. 2월 업계 최초로 ESG인증을 받은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ESG 관련 사업역량을 강화했다.
또 최근에는 금융감독원에 신기술사업금융업을 등록하면서 벤처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신기술사업금융업은 신기술 기반의 중소·벤처기업에 투자하기 위한 것으로 등록 뒤 증권사는 벤처캐피탈(VC) 자격으로 투자를 할 수 있다.
수익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리스크 관리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장 사장은 최근 삼성증권의 해외 금융투자상품의 자산별 리스크 수준을 분석하기로 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3월 세계증시 급락에 따른 주가연계증권 마진콜 사태 등으로 운용부문에 큰 폭의 손실이 발생해 곤혹을 치뤘다. 지난해 1분기 연결기준 순이익은 154억 원으로 2018년 같은 기간보다 87% 급감하기도 했다.
최근 미국 국채금리 상승 등에 따른 세계증시 변동성 확대 우려가 커지고 있어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유근탁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증권은 지난 4분기에 코로나19 장기화로 해외 투자자산과 관련해 재평가 손상차손을 대거 인식한 다른 대형증권사들과 달리 특별한 일회성 인식비용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차별화된 모습을 보였다”며 “올해 국내주식과 해외주식 거래대금이 크게 증가하면서 향후 상대적으로 리테일 비중이 높은 삼성증권의 수익 차별화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 사장이 연임 첫 해에도 삼성증권의 실적 증가세를 이어간다면 대표이사로서 입지를 다지는 데 큰 힘을 보탤 수 있다.
장 사장은 2018년 7월 삼성증권 배당사고 사태를 수습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은 채 대표이사 직무대행에 임명됐다. 이후 2019년 3월 대표이사로 정식 선임됐고 지난해 3월에는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올해 3월 주총에서 사내이사 재선임안건이 통과된 뒤 3년 임기 동안 대표이사 직책을 유지한다면 삼성증권 대표이사 재임기간이 5년을 넘어 역대 최장수 CEO 반열에 오르게 된다.
역대 삼성증권 대표이사 가운데 배호원 전 삼성증권 대표이사 사장의 재임기간이 약 4년1개월로 가장 길다. 2004년 5월부터 2008년 6월까지 약 4년1개월 동안 대표이사로 근무하면서 유일하게 재임기간이 4년을 넘었다.[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