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선제적으로 비용을 반영해 내실을 다진 만큼 올해는 비이자수익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며 수익성 개선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해 경쟁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순이익이 뒷걸음질했는데 증권사 등 비은행부문이 부족한 점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비은행 계열사 수익 비중을 살펴보면 신한금융지주 41%, KB금융지주 34%, 하나금융지주 34%로 우리금융지주 19%를 크게 앞서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우리은행에 실적의 80%가량을 기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해지며 코스피 3000시대에 들어서는 등 증권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는 가운데 우리금융지주는 증권사 없는 설움을 겪었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해부터 증권사를 인수합병 최우선 순위로 두고 매물을 찾고 있지만 여전히 시장에 나온 매물은 없다. 증시 호황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우리금융지주가 이른 시일 내 증권사를 갖추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권 행장이 우리은행 수익성 개선에 어깨가 무거운 이유다.
우리은행은 비이자수익 확보가 수익성 개선을 위한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이자수익과 비이자수익을 합친 영업수익이 1960억 원(3.2%) 줄어들었다. 이자수익은 260억 원(0.5%) 줄어든 데 비해 비이자수익 1700억 원(19.2%) 급감했다.
권 행장은 지난해 코로나19,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 등 우리은행이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취임해 내실을 다져온 만큼 올해는 수익성 확보에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우리은행은 지난해 미래 손실에 대비해 5353억 원을 충당금으로 쌓았다. 2019년 충당금 1182억 원보다 352.8% 확대편성한 것이다.
권 행장은 연초부터 비이자수익 확보를 위해 해외사업 확대에 시동을 걸고 있다.
우리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인 우리소다라은행은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으로부터 BUKU3등급을 취득했다.
인도네시아는 자산 기준으로 BUKU1부터 BUKU4까지 분류하고 있는데 등급이 높아야 사업 범위도 넓어진다.
우리소다라은행은 소매금융, 기업금융 등 이자수익 위주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이번 BUKU3등급 획득으로 비이자수익 사업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소다라은행은 현지고객을 대상으로 한 증권수탁서비스에 새로 진출하고 방카슈랑스(은행에서 보험상품을 판매) 영업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권 행장은 우리은행 해외투자도 확대한다.
우리은행은 9일 한국투자공사와 해외사업 공동발굴 및 투자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부동산 및 인프라 등 해외 우량자산 투자를 확대해 해외투자부문 운용자산을 다변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선제적으로 비용을 반영하며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부분을 다 털어냈다"며 "올해는 앞서 진행한 한국투자공사뿐 아니라 이종산업 사이에 제휴를 확대하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실적 턴어라운드(상승 전환)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