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도 대응할 수 있는 항체 치료제를 글로벌 제약사보다 한발 앞서 개발할 수 있을까?
글로벌 제약사들이 개발한 코로나19 항체 치료제가 남아프리카공화국발 변이 바이러스에는 효과를 보이지 못하는 상황에서 셀트리온이 먼저 변이에 대응할 수 있는 항체치료제를 내놓는다면 치료제 개발의 후발주자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세계 코로나19 치료제시장에서 충분한 입지를 확보하는 계기가 마련될 수도 있다.
▲ 셀트리온 로고.
15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글로벌 제약사들이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개발의 출발선에 다시 서게 됐다.
항체 치료제 자체의 특징 때문으로 기존에 출시한 치료제가 남아프리카공화국발 변이 바이러스에는 대응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항체 치료제의 주성분인 중화항체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표면의 스파이크(돌기) 단백질과 결합해 감염력과 독성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하는데 단백질의 구조가 달라지면 결합해야 하는 부위를 인식하지 못하게 된다.
사실상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경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셈인데 누가 먼저 남아프리카공화국발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치료제를 개발하느냐가 향후 세계 코로나19 치료제 시장에서 입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는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염성이 강한데 이들 바이러스까지 물리칠 수 있는 범용 백신은 1년 뒤에나 나올 것으로 제약바이오업계는 보고 있다.
셀트리온은 코로나19 항체 치료제의 개발 및 임상기간을 최대한 단축해 글로벌 제약사들과 속도격차를 줄여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셀트리온은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에 다른 항체를 섞는 ‘칵테일 방식’으로 새 항체 치료제를 개발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발 변이 바이러스 모두에 중화능력을 보이는 후보 항체를 이미 확보해둔 것으로 알려졌다.
권기성 셀트리온 연구개발 본부장은 11일 “개발 및 임상시험을 최대한 앞당겨 남아프리카공화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새로운 우점종 바이러스로 자리 잡기 이전에 개발을 완료한다는 방침을 정해두고 있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을 포함해 이미 코로나19 항체 치료제를 내놓은 글로벌 제약사들은 남아프리카공화국발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임상시험부터 다시 진행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개발에 성공한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와 함께 이중 항체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또 다른 글로벌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도 미국 록펠러대학교 연구팀이 개발한 새로운 중화항체 2종을 섞은 치료제의 임상1상을 3일부터 진행하고 있다.
셀트리온의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는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에는 강한 중화능력을 보였으나 남아프리카공화국발 변이 바이러스에는 이렇다 할 중화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으로 시험을 통해 파악됐다.
셀트리온은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과 최근 영국 및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유행한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이를 대상으로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주의 중화능력을 시험했다.
항체 치료제는 완치자의 혈액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무력화할 수 있는 중화항체를 선별한 뒤 이를 활용해 만든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