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의 스마트 다이얼 세탁기·건조기. <삼성전자> |
삼성전자가 개인별 맞춤형 가전을 앞세워 미국 빌트인(건물에 내장하는 기기)시장 공략에 나섰다.
국내에서 좋은 성과를 낸 개인별 맞춤형 가전전략이 해외 빌트인시장을 공략할 열쇠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10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12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주방·욕실산업전시회(KBIS)에 참가해 미국에서 출시를 앞두고 있는 개인별 맞춤형 가전제품을 소개하는 홍보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냉장고, 스마트 다이얼(국내 출시명 그랑데AI) 세탁기·건조기 등 개인별 맞춤형 가전을 선보였다. 스마트 다이얼 세탁기·건조기는 2월, 비스포크 냉장고는 3월 미국 출시가 예정된 제품들이다.
주방·욕실산업전시회는 주방 디자이너, 건축가, 인테리어 전문가 등 빌트인가전 고객들이 주로 참가하는 행사다. 삼성전자는 이번 기회를 통해 약 10조 원 규모에 이르는 미국 빌트인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최근 수요가 늘어나는 개인별 맞춤형 가전 노하우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주택 구매자들이 원하는 가전경험을 건축업자들이 제공할 수 있도록 빌트인가전을 통해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세탁 작업을 개인별 맞춤형으로 구현하는 스마트 다이얼 세탁기·건조기 제품이 대표적이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세탁 주기와 설정을 학습하고 필요에 따라 세탁 시간, 세제 투입량 등을 조절해 최적의 세탁경험을 제공한다.
존 헤링턴 삼성전자 미국 법인 가전사업담당 부사장은 스마트 다이얼 세탁기·건조기를 소개하면서 “가족의 세탁 작업을 손쉽게 만들어 주는 제품”이라며 “디자인과 지능을 한단계 끌어올려 기능적으로 뛰어난 제품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주방·욕실산업전시회(KBIS) 행사에서 비스포크 냉장고도 현지 맞춤형으로 선보였다. 정수기 기능을 선호하는 미국 소비자들을 위해 냉장실 문에서 2가지 방식으로 물이 나오는 4도어 플렉스 타입을 전시했다. 도어패널에도 샴페인스틸, 매트블랙스틸 등 현지 특화색상을 적용했다.
삼성전자가 개인별 맞춤형 가전에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는 국내에서 이 전략이 좋은 성과를 거둔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2019년 5월 비스포크 냉장고를 선보인 이후 2020년 12월까지 1년 반 만에 비스포크 가전은 누적 출하량 100만 대를 보였다. 특히 비스포크 출하량의 75%를 차지하는 냉장고는 삼성전자 국내 냉장고 매출의 3분의 2를 차지할 정도로 흥행에 성공했다.
그랑데AI 세탁기·건조기도 2020년 1월 출시한 지 넉 달 만에 판매량 15만 대를 넘어섰고 건조기는 역대 최고 매출을 올리는 등 인기를 끌었다.
세계 최대 가전시장인 미국으로 비스포크 가전의 진출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해외시장 공략에도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미국뿐 아니라 올해 하반기 캐나다에도 비스포크 제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삼성전자가 비스포크의 미국진출에 걸고 있는 기대는 크다. 시장조사업체 트랙라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미국 대형가전시장에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째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가전 수요가 증가하면서 삼성전자는 미국 가전사업에 더욱 힘을 쏟는 모습을 보인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에 위치한 뉴베리 가전공장은 최근 생산지원, 품질관리, 장비운영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수백 명 규모의 신규채용을 진행하는 중이다.
뉴베리 공장은 2018년 1월 가동을 시작한 삼성전자의 미국 생산거점으로 연간 100만 대의 세탁기를 생산하는 곳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