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카타니 CEO는 지난해 영업손실 1조 원을 낸 상황에서 2016년부터 시작된 재무구조 악화 추세에 제동을 건 것이라 더욱 의미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자기자본대비 순차입금비율이 좋아졌다는 것은 1조 원 규모의 영업손실로 자본총계가 줄어든 것보다 차입금이 더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
이는 정기보수 등 설비투자에 쓰이는 자본적 지출(CAPEX)을 감가상각비보다 큰 폭으로 줄이며 허리띠를 졸라맨 성과로 파악된다.
에쓰오일은 2018년에 1단계 석유화학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면서 2019년 자본적 지출이 전년보다 1조 원 넘게 감소했다. 2020년에는 자본적 지출이 2019년보다 38.73% 줄어든 3970억 원을 보이며 처음으로 감가상각비 5720억 원을 밑돌았다.
알 카타니 CEO는 2021년 자본적 지출 예산을 2520억 원으로 더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2021년 정기보수 계획을 공란으로 발표하며 아예 정기보수 계획을 잡지 않고 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에쓰오일은 감가상각비를 밑도는 설비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올해 손익분기점(BEP)만 유지하더라도 차입금이 대폭 감소하면서 재무구조가 개선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위한 준비가 가능할 것이다”고 말했다.
에쓰오일이 올해 자본적 지출을 계획대로 진행한다면 소규모 영업이익을 올리기만 해도 차입금 감소로 바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2차 프로젝트를 진행할 재무체력을 쌓아올릴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알 카타니 CEO로서는 2차 석유화학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 에쓰오일의 미래가 달린 매우 중요한 과제다.
지난해 정유에서 거둔 영업손실을 석유화학에서 일부 메운 것에서 볼 수 있 듯 에쓰오일은 정유 단일사업에서 정유와 석유화학 융합의 시대로 나아가는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에쓰오일은 2차 프로젝트 신규공정 추진으로 생산규모를 키워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며 “중장기적 석유화학 업황 전망이 긍정적이어서 추가 성장동력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성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