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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오일 적자에도 재무구조 좋아져, 알 카타니 석유화학 투자 대비

성보미 기자 sbomi@businesspost.co.kr 2021-02-04 16: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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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오일이 지난해 영업손실 1조 원의 아픔을 딛고 재무구조 개선에 공을 들이고 있다.

후세인 알 카타니 에쓰오일 CEO는 정기보수 등 자본지출(CAPEX)을 감가상각비 아래로 줄이며 2차 석유화학 프로젝트를 진행할 재무체력을 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에쓰오일 적자에도 재무구조 좋아져, 알 카타니 석유화학 투자 대비
▲ 후세인 알 카타니 에쓰오일 CEO.

4일 에쓰오일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지연됐던 2차 석유화학 프로젝트와 관련해 투자 로드맵이 준비된 것으로 파악된다. 

‘샤힌’ 프로젝트로 불리는 2차 석유화학 프로젝트는 나프타와 부생가스를 투입해 연 150만 톤의 에틸렌을 생산하는 스팀 분해설비(스팀크래커)와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등 고부가 화학제품을 만드는 올레핀 다운스트림설비를 짓는 계획이다.

에쓰오일은 2026년 완공을 목표로 올해 하반기에 이 프로젝트 기본설계를 추진하고 내년 하반기에 최종 투자결정(FID)을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알 카타니 CEO는 이 과정에서 기존에 예상했던 7조 원 규모의 투자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방안을 연구하는데 힘쓰고 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생산규모를 줄여 기존에 예상했던 7조 원보다 투자비용을 줄이는 것은 아니다”며 “설계를 다듬고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효율성을 높이거나 공기를 단축하는 방식 등으로 비용을 절감할 것이다”고 말했다. 

알 카타니 CEO가 단일 정유사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석유화학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는 만큼 2차 프로젝트의 생산량을 유지한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에쓰오일은 이를 통해 석유화학 비중을 생산물량으로 기준으로 현재 12%에서 25%까지 확대할 수 있다.

다만 알 카타니 CEO가 생산규모 자체를 줄이는 것이 아니고 설계를 정밀화하는 과정에서 비용을 줄이려는 것이기 때문에 비용 절감폭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재무체력을 다져두는 일이 중요하다.

알 카타니 CEO는 2020년 영업손실 1조 원 규모를 내면서도 오히려 재무구조 개선에선 성과를 냈다. 2016년부터 나빠지기 시작한 순차입금과 자기자본대비 순차입금비율 모두 개선했다.

순차입금은 2016년 5080억 원에서 2019년 6조1370억 원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했지만 2020년 4조9920억 원으로 떨어졌다. 

자기자본대비 순차입금 비율은 2016년 7.9%에서 2019년 94.5%까지 치솟았지만 2020년 87.7%로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알 카타니 CEO는 지난해 영업손실 1조 원을 낸 상황에서 2016년부터 시작된 재무구조 악화 추세에 제동을 건 것이라 더욱 의미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자기자본대비 순차입금비율이 좋아졌다는 것은 1조 원 규모의 영업손실로 자본총계가 줄어든 것보다 차입금이 더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

이는 정기보수 등 설비투자에 쓰이는 자본적 지출(CAPEX)을 감가상각비보다 큰 폭으로 줄이며 허리띠를 졸라맨 성과로 파악된다. 

에쓰오일은 2018년에 1단계 석유화학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면서 2019년 자본적 지출이 전년보다 1조 원 넘게 감소했다. 2020년에는 자본적 지출이 2019년보다 38.73% 줄어든 3970억 원을 보이며 처음으로 감가상각비 5720억 원을 밑돌았다. 

알 카타니 CEO는 2021년 자본적 지출 예산을 2520억 원으로 더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2021년 정기보수 계획을 공란으로 발표하며 아예 정기보수 계획을 잡지 않고 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에쓰오일은 감가상각비를 밑도는 설비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올해 손익분기점(BEP)만 유지하더라도 차입금이 대폭 감소하면서 재무구조가 개선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위한 준비가 가능할 것이다”고 말했다. 

에쓰오일이 올해 자본적 지출을 계획대로 진행한다면 소규모 영업이익을 올리기만 해도 차입금 감소로 바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2차 프로젝트를 진행할 재무체력을 쌓아올릴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알 카타니 CEO로서는 2차 석유화학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 에쓰오일의 미래가 달린 매우 중요한 과제다. 

지난해 정유에서 거둔 영업손실을 석유화학에서 일부 메운 것에서 볼 수 있 듯 에쓰오일은 정유 단일사업에서 정유와 석유화학 융합의 시대로 나아가는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에쓰오일은 2차 프로젝트 신규공정 추진으로 생산규모를 키워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며 “중장기적 석유화학 업황 전망이 긍정적이어서 추가 성장동력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성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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