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산업을 되찾았다.
금호산업이 2009년 12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으로 채권단에 넘어간 지 6년 만이다.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까지 인수해 금호아시아나그룹 재건의 마지막 관문을 넘을 수 있을지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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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9일 금호산업 인수대금 7228억원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완납하고 인수작업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최근 지주회사로 설립한 금호기업을 통해 금호산업을 인수했다. 박 회장과 그의 장남인 박세창금호타이어 부사장 등 대주주 일가는 금호기업 지분 67.5%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배구조는 ‘박삼구 회장 일가→금호기업→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이 됐다.
박 회장은 금호산업 인수를 발판으로 삼아 재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창업 70주년을 맞는 2016년 경영방침을 ‘창업초심’으로 정했다.
박 회장은 “그동안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그룹 재건을 위해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셔서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분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이 금호산업에 이어 마지막 남은 금호타이어까지 인수해 금호아시아나그룹 재건을 완성할지 업계는 주시한다.
금호타이어는 워크아웃으로 채권단이 42.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데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려면 금호산업과 마찬가지로 별도의 인수절차를 거쳐야 한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최근 타이어 매각을 위해 타당성 조사와 함께 자문사 선정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하고 있어 다른 인수 후보들보다 유리하다.
관건은 금호타이어를 살 수 있는 현금이다. 박 회장은 금호산업 인수를 위해 이미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박 회장이 금호산업 인수 때 막대한 자금을 투입한 만큼 현재 현금이 그리 넉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금호산업 인수 때처럼 ‘백기사’를 찾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채권단은 금호타이어 매각가로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최소 1조 원 이상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회장이 금호산업 인수를 위해 투자한 돈(7228억원)보다 2700억 원 가량 많다.
채권단이 금호타이어를 해외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박 회장이 현금동권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과 무관치 않다.
최근 세계 타이어업계는 브리지스톤, 미쉐린, 굿이어 등 상위권 업체들을 중심으로 전략적 인수합병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더욱 금호타이어는 노사갈등으로 올해 3분기 적자를 내는 등 경영실적도 신통치 않다.
하지만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를 되찾아오겠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일부에서 금호타이어의 해외 매각 가능성을 얘기하지만 추측성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직 확정된 것은 없지만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하고 있는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