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증권이 유안타증권과 신영증권에 모두 170억 원가량을 물어줘야 한다는 판결을 받았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제12-3민사부(부장판사 이승한)는 유안타증권이 현대차증권을 상대로 제기한 매매대금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번 판결에 따라 현대차증권은 유안타증권에 103억5천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

재판부는 현대차증권이 기업어음 960억5천만 원을 매수하기로 하고 이 가운데 보유한도 600억 원을 초과하는 360억5천만 원을 유안타증권 등 다른 회사에 잠시 보관하도록 하는 ‘파킹거래’를 했다고 판단했다.

파킹거래는 증권사 등이 매수 한도를 넘어서는 규모의 채권을 매수하고 거래 상대방에게 이를 보관하게 하는 불법적 거래관행을 말한다.

일정 기간이 지나기 전에 현대차증권 혹은 제3의 매출처가 기업어음을 매수하기로 하고 유안타증권이 기업어음을 매수해 보관도록 했으면서 일부만 매수하고 나머지는 매수하지 않은 것으로 법원은 바라봤다.

다만 재판부는 기업어음의 기초자산이었던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의 자회사 채권이 CERCG의 채무불이행으로 부도처리될 위험이 발생한 데 따라 현대차증권이 매매계약 교섭을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봤다. 

현대차증권이 부도위험에 대한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유안타증권도 기업어음의 법률적 보유자로서 위험을 분담하는 점을 고려해 현대차증권의 배상책임을 70%로 제한하도록 했다.

재판부는 또 신영증권이 현대차증권을 상대로 낸 매매대금 청구소송을 놓고 현대차증권이 신영증권에 68억 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현대차증권은 2018년 중국기업의 자산유동화 기업어음(ABCP)을 매입했지만 어음이 부도처리된 데 따라 판매사와 법적 분쟁을 이어오고 있다.

당시 현대차증권이 매입한 어음은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의 역외 자회사인 CERCG오버시즈캐피탈의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삼은 자산유동화 기업어음(ABCP)이다.

그러나 CERCG캐피탈이 채무이행 만기인 2018년 11월8일까지 상환을 하지 못하면서 이 채권은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졌고 자산유동화 기업어음도 11월9일 자정 기준으로 최종 부도처리됐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이 자산유동화 기업어음을 놓고 금융회사들끼리 소송전이 시작됐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