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전기차배터리사업에서 단기간에 수익성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조남성 삼성SDI 사장은 적자를 감수하고 중국에서 전기차배터리 수요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고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전기차배터리 수요는 워낙 변수가 많아 조남성의 ‘올인 전략’에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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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남성 삼성SDI 사장. |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2일 “삼성SDI는 중대형배터리사업에서 영업적자가 계속될 것”이라며 “매출이 늘지만 그만큼 신규라인 증설에 따른 감가상각비도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삼성SDI는 중대형배터리부문에서 전기차배터리 사업의 비중이 80%를 차지한다.
김 연구원은 삼성SDI가 중대형배터리 부문에서 올해 3300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는 데 이어 내년에도 2700억 원의 영업적자를 볼 것으로 전망했다.
조남성 사장은 중국을 중심으로 전기차배터리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고 공격적 투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조 사장은 “중국고객들의 수요에 맞춰 다양한 배터리 솔루션으로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2020년까지 전기차배터리에 2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중국정부는 최근 중국 전기차시장을 키우기 위해 '전기차 발전계획' '중국제조 25' 등의 굵직한 정책을 잇따라 발표한 뒤 전기차 인프라를 갖추기 위해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다.
2015년 10월 기준으로 세계 전기차 판매량 비중을 보면 중국이 32.4%로 가장 앞서 있다.
김 연구원은 “중국 전기차 판매량은 올해 30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며 전기버스도 7만3천 대 이상 판매될 것”으로 내다봤다.
조 사장은 내년 전기차배터리 생산라인을 3개 더 증설해 중국의 전기차배터리 수요에 대응하기로 했다.
조 사장은 8월 중국 시안에 배터리공장을 준공했고 중국에서 전기차배터리 양산에 들어갈 채비를 마쳤다.
하지만 조 사장의 중국 전기차배터리 집중전략에 우려도 제기된다. 중국정부의 정책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불안함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중국정부의 전기차 육성 정책에 배터리산업과 기타 재료산업까지 확보한다는 구상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 중국정부가 만약 전기차 인프라를 충분히 구축했다고 판단하면 그 뒤 전기차배터리분야에도 대규모 투자를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또 중국정부가 전기차분야에서 해외업체의 시장진입을 규제하는 정책을 만들 경우에도 삼성SDI는 시장지배력을 확대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될 수도 있다.
김운호 연구원은 “중국 전기차사업은 중국정부가 원하는 방향대로 가고 있다"며 "전기차배터리 업체들이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것은 미래의 수익성에 대한 기대 때문이지만 너무나 많은 변수가 동반된다"고 진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SDI는 전기차배터리사업이 흑자로 전환하기까지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한데 중국의 상황이 안정적이지 않아 조 사장의 고민도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