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현대제철 5개 지회(당진, 순천, 인천, 충남, 포항)는 2020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의 결렬을 선언하고 확대간부 파업과 함께 총파업을 예고했다.
현대제철 5개 지회는 이날 소식지를 통해 12일부터 14일까지 확대간부 파업을 진행하면서 13일부터 이틀 동안 총파업을 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현대제철 노조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총파업을 결정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지만 회사가 노조를 길들이려 하는 태도에는 더 이상 인내할 수 없다”며 “앞으로 총파업과 관련해 각 지회별로 쟁의대책위원회를 통해 상세 내용을 공유하고 파업속보를 통해 파업지침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현대제철 노조는 임단협 교섭에서 5개 지회가 모두 참여해 공동교섭 형태로 임단협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국내 철강회사 가운데 유일하게 2020년 임단협 교섭을 끝내지 못했다.
안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수익성 중심의 견고한 철강사라는 기업 정체성을 구축해 미래에 대비하는 동시에 생존을 모색하자"라고 말했지만 노조의 압박에 연초부터 수익성 회복에 부담이 커진 셈이다.
현재 5개 지회뿐 아니라 협력회사 노조 3곳도 18일부터 총파업을 계획하고 있어 노조가 총파업에 들어간다면 생산 차질로 인한 손실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노조 5개 지회가 모두 참여해 2019년 10월에 48시간 총파업을 벌일 때 이틀 동안 본 생산손실은 1천억 원에 이른다.
올해 협력회사 노조 3곳까지 합세해 파업을 실행하면 생산손실 규모가 2019년 당시보다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
안 사장은 지난해 현대제철에서 비주력사업을 정리하는 사업재편을 통해 올해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기반을 마련해온 만큼 임단협 교섭 난항에 속이 탈 수 밖에 없다.
지난해 6월에는 당진 공장 전기로 열연설비 가동을 멈추고 2월에는 단조사업을 물적 분할해 주단조 전문 자회사인 현대아이에프씨를 설립하기도 했다.
전기로 열연사업은 높은 제조원가 탓에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낮아 2014년 KG동부제철, 2015년 포스코 등 경쟁업체들은 일찌감치 사업을 접었는데 현대제철은 지난해야 철수한 것이다.
금융정보 회사 fn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2020년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1131억 원을 낸 것으로 추산됐다. 2019년보다 65.9%나 줄어드는 것이다.
특히 현대제철이 올해 철강재 유통가격을 인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생산에 차질을 빚게 된다면 영업이익 개선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현대제철은 2020년 12월 철강 강종별 유통가격을 3만~5만 원가량 인상했는데 1월에 추가적으로 유통가격을 올릴 계획을 세운 것으로 파악된다.
더욱이 중국 산업정보기술부가 2021년 철 생산량을 확실히 줄여야 한다고 밝히면서 중국에서 철강재 감산과 관련해 공급 개선 측면에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 가격 협상력도 높아지고 있다.
중국은 2019년 기준 연간 9억9634만 톤을 생산한 세계 최대 조강생산국가이자 철강 순수출국이다.
박현욱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의지대로 올해 중국 조강생산량이 줄어든다면 중국이 철강 순수입국으로 전환돼 그동안 공급과잉으로 글로벌 철강 가격을 교란된 현상도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각 나라 철강회사들이 전방산업에게 가격협상력이 높아져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