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봉석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콘텐츠분야에서 고객의 요구를 더 면밀히 분석할 수 있는 기술 확보에 나섰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강조한대로 고객이 원하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역량을 갖춰 ‘LG팬’을 만든다는 전략을 펼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7일 LG전자에 따르면 미국 기업 알폰소 인수는 권 사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강조한 고객 관점의 상품 및 서비스 개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알폰소는 TV 광고 및 콘텐츠 데이터 분석을 전문으로 하는 스타트업이다. 북미 1500만 개 가구의 시청 데이터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가 알폰소의 데이터를 활용하면 앞으로 LG전자 TV를 시청하는 고객의 취향에 알맞은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LG전자 TV사업에서 콘텐츠와 상승효과가 더욱 강화된다는 뜻이다.
LG전자는 현재 인터넷과 연결된 스마트TV에서 무료로 여러 채널을 지원하는 ‘LG채널’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고객은 따로 셋톱박스를 연결하지 않아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다.
LG채널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도 서비스된다. 미국과 캐나다에 이어 유럽, 중남미 등에서도 LG채널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알폰소는 현재 북미를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지만 앞으로 LG전자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하게 되면 사업영역이 대폭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세계 소비자들이 LG채널에서 원하는 프로그램을 더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이는 자연히 LG전자의 TV 판매 확대로 연결될 수 있다.
LG전자는 “고객 취향을 세분화해 분석하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면 궁극적으로 고객 트렌드를 주도하는 것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단순한 콘텐츠 수익을 창출할 뿐 아니라 TV를 넘어선 모든 사업영역에서 시너지를 내는 것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권 사장은 LG전자가 앞으로 사업 경쟁력을 높여가기 위해서는 알폰소 인수와 같이 디지털 전환을 기반으로 고객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바라본다.
권 사장은 신년사에서 "디지털 전환은 고객의 감성과 고객의 가치를 이해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라며 "고객에 관한 이해를 기반으로 LG팬덤을 만들 수 있는 미래사업을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실행역량을 높여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방침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경영전략과도 맥이 닿아있다.
▲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4일 신년사 영상 ‘LG 2021 새해 편지’에 등장해 말하고 있다. < LG > |
구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그동안 우리가 고객의 페인 포인트(불편을 느끼는 부분)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이를 넘어 고객을 더 세밀히 이해하고 마음 속 열망을 찾아야 한다”며 LG그룹 임직원에게 고객의 필요를 치밀하게 분석할 것을 당부했다.
특히 그는 인공지능, 빅데이터와 같은 디지털 기술이 고객의 필요를 제품과 서비스에 반영할 때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LG전자의 알폰소 인수는 구 회장이 새해부터 강조한 ‘고객 열망 찾기’의 구체적 움직임이라고 볼 수 있는 셈이다.
LG전자는 이번 알폰소 인수를 토대로 향후 소프트웨어, 서비스 및 콘텐츠로 TV 사업모델을 다변화하는 데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TV와 인터넷을 연결해 콘텐츠를 즐기는 고객이 많아지는 만큼 맞춤형 서비스의 수요 또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LG전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세계에 출하된 TV 가운데 스마트TV의 비중은 83% 이상으로 집계됐다. LG전자 TV 판매량에서 스마트TV의 비중은 90% 이상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