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훈 카카오 최고게임책임자(CGO)가 카카오 게임사업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까?
카카오는 남궁 대표를 영입해 부진에 빠진 게임사업의 반등을 노리고 있다. 게임의 개발과 유통, 투자 등을 모두 경험한 전문가인 남궁 대표가 '구원투수'로 제격이라는 것이다.
|
|
|
▲ 남궁훈 엔진 대표 겸 카카오 최고게임책임자(CGO). |
21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의 게임사업이 남궁훈 최고게임책임자 체제에서 어떤 변화를 맞이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카카오는 18일 손자회사인 엔진의 대표를 맡고 있는 남궁 대표에게 카카오 최고게임책임자(CGO) 역할도 겸하도록 했다. 카카오는 같은 날 조계현 게임인재단 이사장을 엔진 부사장으로 영입하며 남궁 대표의 겸직 부담을 줄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남궁 대표가 온전히 카카오의 게임사업에 집중하도록 배려한 것”이라며 “앞으로 남궁 대표는 엔진 대표보다 카카오 최고게임책임자로서 역할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게임사업에서 매출의 35% 가량을 낸다.
하지만 올해 들어 카카오의 게임사업은 부진하다. 카카오는 모바일게임 플랫폼인 ‘카카오게임하기’를 운영하고 있는데 올해 들어 매출이 작년보다 20% 가까이 줄었다.
네이버 등 경쟁 플랫폼의 성장과 게임회사들의 자체플랫폼 확대가 카카오의 게임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친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올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둔 넷마블게임즈의 ‘레이븐’을 단독으로 유통하며 카카오의 코를 눌렀다.
와이디온라인이 내놓은 갓오브하이스쿨 등의 히트게임도 카카오플랫폼으로 출시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남궁 대표가 카카오게임하기 플랫폼의 입점수수료 정책에 변화를 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현재 카카오는 ‘카카오게임하기’ 플랫폼에 입점한 기업에게 전체 매출의 약 21%를 수수료로 받고 있는데 게임기업 업체들은 이 수수료 비중이 너무 높다고 주장한다.
카카오는 올해 초 이런 요구를 반영해 수수료 부담을 낮춘 ‘카카오게임샵’을 열었다. 하지만 이 플랫폼의 서비스범위가 국내로 한정된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남궁 대표도 “게임개발사와 퍼블리셔의 관점에서 카카오 게임플랫폼을 운영하고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며 “카카오의 게임사업 파트너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모바일게임 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겠다”며 개발사에 좀더 유리한 조건을 제시할 뜻이 있음을 내비쳤다.
남궁 대표 체제에서 카카오의 게임사업이 지금보다 좀더 수익성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게임의 플랫폼 입점율을 높이는 전략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남궁 대표는 2000년 대 초반 NHN 한게임에서 근무했는데 그의 주력분야는 수익성이 높은 보드게임이었다.
이 때문에 남궁 대표 체제에서 카카오가 최근 시작한 ‘모바일 도박게임’(보드게임) 사업을 강화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남궁 대표가 운영하고 있는 엔진이 최근 내놓은 ‘프렌즈 맞고’가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며 “김범수 의장이 과거 남궁 대표와 함께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그에게 카카오의 모바일 도박게임 수익성을 높이라고 지시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