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반도체사업의 전망이 어둡다.
D램 업황은 회복 속도가 더디고 낸드플래시 수요도 줄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4분기에 내놓을 실적에 대한 기대도 계속 낮아지고 있다.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부문 사장과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이 반도체 업황의 부진에서 탈출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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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부문 사장. |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21일 “반도체 업황의 회복이 예상보다 더디다”며 “D램시장에서 공급과잉이 해소되지 않고 있고 낸드플래시에서 최대 수요를 견인하는 애플의 아이폰 출하량이 부진하다”고 진단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세계 D램 업황에 따라 실적이 크게 좌우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세계 D램 시장에서 73.5%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메모리반도체의 다른 수요축인 낸드플래시시장도 최대 고객사인 애플의 아이폰 출하량이 예상보다 줄어들어 반도체회사들의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내년 낸드플래시 가격도 기존 예상치보다 2%포인트 더 떨어져 29%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반도체부문과 SK하이닉스의 수익악화도 불가피하다고 김 연구원은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이 올해 4분기 영업이익 3조1천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김 연구원이 내놓은 기존 전망치보다 6천억 원 줄어든 것이다.
김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내놓을 4분기 영업이익도 기존 전망치보다 1600억 원 줄어든 1조600억 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기남 삼성전자 사장은 시스템반도체에서 역량을 키우며 새로운 수요처 발굴에 힘을 쏟고 있다.
김 사장은 “반도체산업의 위기가 대두되고 있다”며 “국내 반도체업체들은 메모리반도체에서 최고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지만 시스템반도체도 균형적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에서 아이폰6S에 탑재되는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A9를 위탁생산하는 등 좋은 실적을 내고 있지만 애플이 차기 AP 위탁생산 업체를 바꿀 경우 다시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이에 따라 김 사장은 자체개발한 AP ‘엑시노스’ 공급처를 확대하고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엑시노스 탑재를 늘리는 등 시스템반도체분야에서 애플의 영향력을 벗어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은 삼성전자보다 고민이 더욱 깊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반도체사업만 하고 있고 삼성전자처럼 시스템반도체로 사업영역을 다변화하지 못하고 있다.
박 사장은 이에 따라 프리미엄 반도체 전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박 사장은 “내년 성장이 기대되는 중국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겨냥해 고성능 모바일D램 수출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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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
SK하이닉스는 중국 매출비중이 전체매출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과 함께 세계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성장하고 있는 유일한 지역으로 꼽힌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9월 가동을 시작한 중국 반도체 공장을 통해 고성능 메모리반도체에 대한 중국의 수요에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박 사장은 D램 중심의 사업구조를 벗어나기 위해 내년 전체 설비투자의 절반 이상을 3D낸드 개발과 양산에 집중투자하기로 했다.
박 사장은 청주공장의 2D낸드 생산을 3D낸드로 전환하고 경기도 이천의 신규 생산라인에 3D낸드 생산설비를 추가하는 등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3D낸드 수요에 대응할 준비를 갖춰가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