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94)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정신건강 이상 여부가 법정에서 가려지게 됐다.
신 총괄회장의 넷째 여동생 신정숙(78)씨가 18일 변호사를 통해 서울가정법원에 신 총괄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인 지정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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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이끄는 휠체어를 타고 11월 5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퇴원하고 있다. |
신씨는 신청서에서 성년후견인 대상으로 신 총괄회장의 부인인 시게미스 하츠코 여사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유미 롯데호텔 고문 등 4명의 자녀를 지목했다.
성년후견인제는 2013년 도입됐는데 질병•장애•노령 등에 따른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충분하지 않은 사람에 대해 법원이 의사를 대신 결정할 적절한 후견인을 지정하는 제도다. 과거 금치산자, 한정치산자 제도를 대체한 것이다.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을 놓고 롯데그룹에서 의문을 표시했지만 가족이 공식적으로 신 총괄회장의 사리판단 능력에 문제를 제기한 건 처음이다.
서울가정법원은 후견인 신청자의 진술, 신 총괄회장의 건강상태 등에 대한 의료기록과 전문가 감정, 신 총괄회장 본인에 대한 신문 결과 등을 바탕으로 성년후견인 지정이 필요한지, 필요하다면 누구를 성년후견인으로 지정할지 결정하게 된다.
법원이 후견인 지정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신 총괄회장은 스스로 의사결정이 가능한 상태로 인정받을 수 있다.
반대로 후견인이 지정된다면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 이상설은 사실로 공인될 가능성이 높다.
롯데그룹 안팎에서는 신 총괄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인 지정결과가 향후 경영권 분쟁의 중요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신정숙씨의 변호사는 “신청된 5명이 모두 후견인으로 지정될 수도 있고 법원이 심리를 거쳐 일부만 후견인으로 지정할 수도 있다”며 “가족들 중 일부가 성년후견인이 필요없다고 주장하면 심리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