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삼성그룹의 바이오사업은 자연스런 경영권 승계의 시험대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재용 부회장은 바이오사업을 ‘제2의 삼성전자’로 만들기 위해 그룹 차원에서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그룹이 반도체사업과 달리 바이오사업에서 성공을 거두기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지적됐다.
◆ 경영권 자연스런 승계, 바이오사업 성공에 달려
월스트리트저널이 18일 “삼성그룹이 세계 최고의 전자업체 가운데 하나로 남는 데 만족하지 않고 있다”며 “바이오사업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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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월스트리트저널은 “삼성그룹의 바이오사업은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시험대와 같다”며 “이 부회장은 신사업에서 리더십을 발휘해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평가했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도 “이재용 부회장은 자연스러운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바이오사업을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세계 바이오산업 시장은 규모가 크고 향후 5년 동안 연평균 10% 이상의 빠른 성장이 기대된다. 이에 따라 삼성그룹이 바이오사업에 성공할 경우 향후 성장에 대한 의문을 해소할 수 있다.
반도체사업과 바이오사업은 모두 사업기반을 닦는 데 대규모의 자금이 투입되지만 그만큼 큰 수익을 노릴 수 있는 사업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삼성그룹은 삼성전자의 반도체사업을 통해 쌓은 B2B(기업간거래)사업에서 노하우와 전략을 바이오사업에도 적용해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삼성전자가 반도체사업을 통해 축적한 생산시설 관리능력과 공정 속도와 효율개선 능력으로 바이오사업에서 ‘제2의 신화’를 재현하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부회장은 미국과 유럽의 제약업계 관계자들과 직접 만나는 등 삼성그룹의 바이오사업 확대를 위해 주력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부회장은 IT사업과 제약사업 및 바이오사업에서 장점을 융합한 새로운 혁신을 노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 공격적 사업 확대
삼성그룹은 21일 인천 송도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플랜트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제3공장 기공식을 열고 향후 바이오사업 전망과 사업계획 등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은 삼성물산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통해 바이오시밀러 위탁생산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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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
삼성그룹은 2020년까지 세계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 1위 업체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최근 4년 동안 3조 원 가량을 연구실과 생산시설 설립 등 바이오사업에 투자했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삼성그룹은 2020년까지 바이오사업에 2조 원을 추가로 투자할 계획이었지만 이미 그 정도를 넘어섰다”며 “생산량을 확대해 시장지배력을 넓히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그룹이 바이오사업의 성공을 위해 넘어야 할 관문도 많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바이오의약품 제조는 반도체와 달리 위생관리가 아주 철저하게 이루어져야 하고 공정개발이 까다롭다는 어려움이 있다”며 “바이오시밀러 제품에 대한 세계 각국의 규제도 까다로워 시장진입이 어려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세계 제약업계들이 기능을 개선한 새 약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점도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시장 확대를 방해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 사장은 이와 관련해 “삼성바이오로직스 생산공장의 위생관리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주력하겠다”며 “삼성그룹의 장점으로 꼽히는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바이오사업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의약품 생산단가를 낮추고 품질을 높이는 데 지속적으로 연구개발을 이어가며 이르면 향후 5년 안에 세계 경쟁업체들의 우위에 설 수 있도록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