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이 올해 SK하이닉스의 사상 최대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박 사장은 긴장을 놓을 수 없다. SK하이닉스의 미래가 결코 낙관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기술에서 삼성전자와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신규 업체들의 추격도 거세다.
이 때문에 SK하이닉스가 내년에 거둘 영업이익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는 계속 낮아지고 있다.
◆ SK하이닉스 사상 최대 실적 전망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7일 SK하이닉스가 올해 매출 18조9190억 원, 영업이익 5조4010억 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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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
이렇게 되면 사상 최대 실적이다. 이 예상치를 지난해와 비교하면 매출은 10.4%, 영업이익은 5.7% 늘어나는 것이다.
박성욱 사장은 올해 세계 D램 시장의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PC용 D램보다 모바일 D램의 사업비중을 늘리고 DDR4와 LPDDR4 등 프리미엄 제품에 집중해 수익성을 높였다.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D램 시장 2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시장점유율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이런 성과를 SK그룹 연말인사에서 인정받았다.
SK하이닉스는 연말인사에서 가장 많은 임원 승진자를 배출했다. 박 사장도 유임됐다.
박성욱 사장은 2012년 SK하이닉스 사장에 취임한 뒤 수익성을 빠르게 개선했다. SK하이닉스는 2012년 영업손실 2270억 원을 냈지만 2013년 흑자로 돌아선 뒤부터 해마다 성장을 거듭했다.
◆ 내년 영업이익, D램 공정개선에 달려
SK하이닉스가 내년에 내놓을 경영실적에 대한 시장의 전망은 결코 밝지 않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내년에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에 영업이익 3조5076억 원을 거둬 올해 거둘 예상치보다 34.1%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정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킬 확실한 성장전략을 보여줄 필요성이 있다”고 주문했다.
SK하이닉스는 D램 기술에서 삼성전자와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전자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D램 생산에 20나노 미세공정을 도입한 데 이어 10나노대 공정개발에도 나서며 경쟁업체와 기술격차를 벌리고 있다.
박성욱 사장은 올해 말까지 SK하이닉스의 25나노 공정을 21나노로 전환하겠다고 밝혔지만 예상보다 공정전환이 더뎌 원가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은 “SK하이닉스의 공정개선 속도가 다소 부진하다”며 “21나노 공정으로 생산되는 D램 비중은 올해 4분기에도 한자릿수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텔과 칭화유니그룹 등 새로운 경쟁자들이 메모리반도체 진출을 타진하고 있는 점도 SK하이닉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정 연구원은 “신규 업체들의 메모리반도체 진출이 가속되면서 중장기적으로 경쟁이 심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사장은 SK하이닉스의 미세공정 전환에 속도를 내 삼성전자와 기술격차를 줄이고 신규 진입자를 견제해야 하는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는 셈이다.
이승우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내년 실적은 21나노 D램 공정전환을 얼마나 빨리 이뤄내느냐에 달렸다”고 진단했다.
이정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D램 중심의 산업구조에서 탈피하기 위해 3D낸드를 중심으로 낸드플래시 분야에도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