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숙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해외사업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도로 유지관리분야의 품질을 높이는 데 고삐를 죄고 있다.
25일 도로공사에 따르면 도로 유지관리분야의 품질 개선을 통해 해외 도로나 교량 유지관리사업의 수주전에서 도로공사의 경쟁력을 높이고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로공사는 최근 해외사업 수주를 위해 고속도로의 설계, 개발 및 시공·유지관리 분야에서 ‘국제표준화기구(ISO) 14001 국제표준 인증’을 획득했다.
국제표준화기구 14001 인증은 환경영향을 최소화해 친환경적으로 경영활동이 이뤄지도록 관리하는 국제규격을 말한다.
도로공사는 이번 국제표준화기구 인증 획득을 통해 해외 고속도로 건설 및 유지관리사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해외 도로사업에 진출할 때 발주처들이 국제표준화기구 14001 인증을 요구하는 사례가 많았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많은 나라에서 해외사업 입찰가점으로 국제표준화기구 14001 인증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번에 인증을 획득함으로써 해외사업 수주에서 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많은 나라에서 환경규제를 강화하는 추세가 확산되고 있다. 도로공사는 해외사업 경험이 많지 않아 수주에 불리했는데 이번 인증 획득이 이런 단점을 보완하는 데 보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사장은 올해 처음으로 도로공사의 본래사업인 도로 운영·유지관리(O&M)와 관련한 해외사업을 따내는 성과를 냈다.
도로공사는 그동안 시공감리와 기술컨설팅 위주로 해외사업을 수주하는 데 그쳤는데 수익성이 더 높고 장기간 안정적으로 이익을 거둘 수 있는 사업으로 한발 더 나간 것이다.
도로공사는 5월 카자흐스탄 알마티 외곽순환도로를 운영·유지관리하는 사업의 계약을 확정했다.
카자흐스탄 알마티 외곽순환도로의 운영·유지관리 수주금액은 1750억 원 규모로 도로공사가 이 도로를 운영·유지관리하는 기간도 준공 이후 16년에 이른다.
김 사장은 카자흐스탄에 이어 대형교량인 방글라데시 파드마대교의 운영·유지관리사업 수주를 추진하고 있는데 여기서도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도로공사가 먼저 방글라데시 파드마대교의 시공감리 용역을 수행하며 도로공사의 앞선 사업 수준을 입증했고 이를 기반으로 방글라데시 교량청으로부터 우선협상자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다만 방글라데시 파드마대교 운영·유지관리사업은 원래 올해 말 입찰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됐는데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어 시기는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도로공사는 그동안 해외사업에 소극적 태도를 보여왔지만 4월 취임한 김 사장이 해외사업 확대를 사업목표로 내걸면서 해외사업에서 속도를 내고 있다.
김 사장은 4월10일 취임사를 통해 “변화와 위기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장을 찾아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혁신적 사업모델을 개발해야 한다”며 해외사업 확대를 강조했다.
김 사장이 취임하기 앞서 도로공사는 2018년 국정감사에서 해외사업 실적이 미진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1976년 해외사업의 법적 근거가 마련됐지만 이후 40년이 넘도록 고작 7건의 해외사업을 벌여 1억6900만 원의 수익을 내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해외사업 유형도 도로조사와 설계사업이 6건, 시공감리가 1건으로 도로공사 본연의 사업부문인 도로 운영관리사업은 단 1건도 없다는 비판을 받았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현지를 방문하기가 어려워 사업이 조금씩 늦춰지고 있지만 지속적으로 해외에서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품질 개선 등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