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회장은 2017년 7월 한국생산성본부(KPC)가 주최한 CEO북클럽에서 현재 바이오의약품은 항체 치료제가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미래에는 세포 치료제와 유전자 치료제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 가운데 특히 유전자 치료제를 강조했다.
제넥신은 현재 항체의 체내 유지시간을 늘리는 항체융합기술 'Hybrid FC’와 유전자 치료백신 분야의 원천기술을 보유해 빈혈치료제, 인간성장호르몬, 항암 면역치료제, B형간염 치료백신, 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HIV) 치료백신, 자궁경부암(HPV) 치료백신 등의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BIS리서치는 글로벌 세포 및 유전자 치료제시장이 2025년 119억6천만 달러(13조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성 회장은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유전자가위 기술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유전자가위 기술 ‘크리스퍼/카스9(CRISPR/Cas9)’ 특허를 보유한 바이오기업 툴젠을 주목했다.
유전자가위는 특정 유전자를 자른 뒤 재구성해 유전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첨단 유전자조작 기술이다. 에이즈, 암, 혈우병 등 현재 치료방법이 없는 질병에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제넥신은 툴젠의 유전자가위 기술을 이용한다면 면역 유전자치료제인 카티(CAR-T) 치료제의 면역거부 부작용 해결은 물론 대량생산이 한층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했다.
카티 치료제는 면역세포인 T세포를 조작해 암세포를 파괴하는 유전자 ‘카(CAR)’를 발현한 뒤 다시 환자에게 주입함으로써 암세포를 죽이는 항암제로 생산에 비용이 많이 들고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한계가 있었다.
애초 성 회장은 지난해 툴젠과 합병한 뒤 새로운 법인 툴제넥신을 설립해 유전자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려고 했다.
성 회장은 2019년 7월 기업설명회를 통해 “유전자가위 기술을 확보한 기업이 세계시장을 선점할 것이라고 믿고 있고 툴젠과 합병을 통해 유전자치료제 개발을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툴젠의 유전자가위 특허기술 탈취 논란에다가 두 회사의 합병을 반대하는 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 많아 실제로 합병이 이뤄지지는 않았다.
제넥신은 그 뒤 1년을 보내고 21일 툴젠의 지분 16.64%를 인수하면서 최대주주에 올라 유전자가위 기술을 사실상 확보했다.
제넥신 관계자는 “기존 신약 후보물질보다는 새로운 신약 후보물질부터 툴젠의 유전자가위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며 독립된 두 회사 사이 신약 후보물질을 서로 기술이전하는 방식으로 후보물질을 이전한 뒤 치료제 개발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바이오업계 일각에서는 두 회사 사이 신약 후보물질 개발 협력이 더욱 공고해지면 지난해 성사되지 못한 제넥신과 툴젠의 합병 작업이 재개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제넥신 내부에서는 아직 합병과 관련한 구체적 계획은 없지만 사업의 진행에 따라 새로운 움직임을 예상하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