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아시아나항공 기내청소나 시설경비 등의 업무는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과 죽호학원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인 KO(기내청소), KR(정비지원) 등에 맡겨져 있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과 죽호학원은 박삼구 전 금호그룹 회장 일가가 운영하고 있는 재단법인과 학교법인으로 금호그룹에 속해 있지만 매각대상이 된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는 아니다.
따라서 KO와 KR 등의 하청업체에 소속돼 근무하는 하청노동자들은 오랫동안 아시아나항공과 관련된 업무를 맡아 일했지만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이뤄지더라도 법적으로는 고용승계 대상이 될 수 없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하청을 맡고 있는 KO, KR 등에 소속된 노동자는 약 2천여 명가량 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과거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할 때에도 하청노동자의 고용승계 문제는 현안이 되었던 적이 있다.
당시 금호산업은 매각협상 과정에서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이 지분을 보유한 하청업체들의 3년 계약 보장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이번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과정에서는 하청노동자의 고용문제가 뚜렷하게 다뤄지지 않고 있어 하청노동자들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조원태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통합과정에서 구조조정 계획이 없다고 단언하고 있지만 아시아나항공의 하청노동자들은 법적으로 고용승계를 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닌 만큼 풀기 어려운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조원태 회장은 최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한미재계회의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아시아나항공 인수 과정에서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시아나항공의 인수는 대한민국 항공업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돼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결정했다”며 “구조조정 계획은 없으며 모든 직원들을 품고 가족으로 맞이해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도 2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조원태 회장과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다고 여러 차례 약속했다며 앞으로 노조와 소통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했다.
다만 우기홍 사장은 하청노동자가 속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와 대화를 할 것인지와 관련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 과정에서 하청노동자 고용승계 문제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바라보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관계자는 “조원태 회장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하청노동자 문제를 검토하지 않게 되면 이들은 일거리와 일자리 모두를 잃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통합 과정에서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하청노동자의 고용안정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