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매일유업에 따르면 김 사장이 전자상거래시대의 흐름에 맞춰 영업의 중심축을 멸균 유제품으로 옮기고 온라인 판매에 집중한 결과 코로나19 위기에도 실적을 지켜내고 있다.
매일유업은 2020년 3분기 연결기준으로 누적 매출 1조932억 원을, 누적 영업이익은 625억 원을 거뒀다. 2019년 같은 기간보다 누적 매출은 5.4%, 영업이익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런 실적은 경쟁사인 남양유업과 비교하면 돋보인다.
남양유업은 3분기 누적으로 매출 7216억 원, 영업손실 472억 원을 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6.3% 줄었고 영업수지는 적자로 전환했다.
매일유업이 실적 방어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온라인배송에 적합한 제품에 집중한 결과다.
김 사장은 유통기한이 짧은 흰 우유를 중심으로 한 소비가 줄어드는 추세인 점에 고려해 유통기한이 긴 멸균 유제품과 멸균팩으로 전자상거래 채널에 공급하는 방향으로 영업의 중심을 옮겼다.
김 사장은 올해 초 정기 주주총회에서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기침체와 내수수요 위축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상품을 온라인몰에서 판매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매일유업의 멸균제품은 상온 멸균팩(테트라팩)에 포장돼 실온에서도 최장 10주까지 보관할 수 있어 전통적 유제품과 비교해 온라인 배송에서 경쟁력을 갖췄다.
김 사장은 전통적 유제품뿐만 아니라 컵커피, 가공유 등 보유한 제품 라인업을 멸균제품으로 재가공해 온라인마켓에 입점을 확대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전자상거래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저지방 우유, 소화가 잘되는 락토프리 우유 등 다양한 멸균제품을 준비하고 역량을 집중했던 것이 코로나19를 만나면서 더욱 효과를 본 것 같다”며 “앞으로도 온라인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김정완 매일홀딩스 회장의 사촌이자 김복용 매일유업 창업주의 조카로서 오너일가의 일원이지만 매일유업 주식을 17주만 들고 있어 전문경영인의 성격이 짙다.
BNP파리바그룹, 크레디아그리콜은행, UBS인베스트먼트뱅크 등 글로벌 금융회사를 거친 ‘재무 전문가’로서 뛰어난 재무관리 능력으로 매일유업 실적 개선을 이끌고 있다.
김 사장은 2014년 매일유업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미국과 유럽, 호주와 뉴질랜드 등 낙농 선진국들을 방문하고 이를 통해 얻은 경험과 아이디어를 토대로 매일유업 조직의 혁신과 변화를 비전으로 제시했다.
또 유기농, 저온살균, 락토프리(유당 제거) 등 다양한 제품 연구개발에 투자를 지속하며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김 사장은 2019년 신년사에서 “이제 더 이상 과거에 성공했던 방식을 답습해서는 성공할 수 없다”며 “조직구성원이 낸 새로운 아이디어와 혁신을 조직이 받아들여 선제적으로 변화할 수 있느냐가 시장의 승자와 패자를 결정하는 요소가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