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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장동현 SK텔레콤 사장, 황창규 KT 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가 군인고객을 잡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국방부가 병영문화 개선의 일환으로 병사들의 휴대폰 사용을 일부 허용하기 시작하면서 앞으로 약 4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병사고객 잡기에 벌써부터 분주하다.
◆ 이통3사 "군인 고객을 잡아라"
SK텔레콤은 군 장병을 대상으로 무선통신 서비스 '지켜줘서 고마워'를 7일 출시했다.
하루 이용료 2200원에 음성과 데이터 통화를 무제한으로 쓸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하루 데이터 사용량이 2기가바이트(GB)를 넘을 경우 데이터 전송 속도가 줄어든다.
SK텔레콤은 서비스 이용의 부담을 낮추기 위해 가입자에게 매일 1천 원 가량의 현금 포인트를 지급하기로 했다. 결국 실제 서비스 이용 요금은 하루 1200원 꼴인 셈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군에 입대하기 전 이동통신 서비스를 일시정지하는 것보다 장병들의 요금부담은 커질 수 있다”면서도 “신세대 병사들이 음성과 데이터를 마음 놓고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현역 장병뿐 아니라 군 전역자에 제공하는 혜택도 새로 내놓았다. 전역한 뒤 6개월 안에 신규가입 및 기기변경을 하면 매달 최대 1기가바이트까지 데이터를 더 제공해주는 것이다.
KT와 LG유플러스도 국군 장병을 대상으로 한 통신 서비스를 이미 도입했다.
KT는 10월 ‘올레 나라사랑 요금제’를 출시했다.
올레 나라사랑 요금제는 병사가 군에 설치된 공중전화나 군전화로 사회와 통화할 때 입대 전 사용하던 휴대전화의 번호를 상대방에 노출해 주는 서비스다.
KT는 이 서비스에 가입한 병사가 휴가나 외박 동안 사용할 수 있도록 별도의 데이터도 매월 적립해준다.
LG유플러스는 국방부가 올해 말부터 도입을 결정한 병사 전용 휴대전화 사업의 비용을 도맡기로 했다.
국방부는 병사들의 근무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3년 동안 전국 4만4686개 생활관 당 한개의 수신전용 휴대전화 단말기를 보급하기로 9월3일 결정했는데 LG유플러스가 사업비 141억 원 모두를 담당하겠다고 나섰다.
◆ 왜 군인고객 잡기에 열 올릴까
국방부는 최근 군 장병들의 근무여건을 개선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국방부는 올해 연말 전방을 비롯한 격오지부대를 시작으로 3년 뒤 모든 부대 생활관에 수신전용 휴대폰을 보급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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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텔레콤이 7일 장병전용 휴대전화 요금제인 '지켜줘서 고마워'를 출시했다. |
약 40만 명에 이르는 병사고객이 이동통신사들의 잠재고객이 될 수 있는 셈이다.
이통3사는 군인고객을 미리 확보하는 데서 나아가 이들이 전역한 뒤에도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 군인고객 잡기에 적극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동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장교와 부사관은 개인적으로 휴대전화를 쓸 수 있지만 40만 명이 넘는 병사고객을 신규로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이통사 입장에서 가장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이통3사들이 최근 이동통신 사업에서 고전을 면치 못 하고 있다는 점도 장병전용 서비스를 잇따라 내놓는 이유로 꼽힌다.
이통3사는 지난해 10월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이 시행된 뒤 신규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단통법 시행으로 소위 ‘스팟’으로 불리던 저가 마케팅이 불법화하면서 휴대폰 구입가격이 비싸지자 고객들의 통신사 이동 추세가 꺾였다.
게다가 올해 방송통신위원회 주도로 도입한 ‘20%에 준하는 요금할인’ 제도가 유행하고 있다는 점도 이통사 입장에서 고심하는 대목이다.
20%에 준하는 요금할인 제도는 가입자가 매달 휴대폰 기기의 할부금을 할인받는 대신 통신요금의 20%를 할인받는 제도다.
이 제도는 3월 도입된 뒤 12월7일 기준으로 가입자가 358만 명을 넘어설 정도로 인기가 많다. 대신 통신사가 고객에거 거둬들이던 가입자당수익(ARPU)는 줄고 있다.
SK텔레콤과 KT의 경우 3분기 무선통신 가입자당수익(ARPU)이 약 1% 상승하는 데 그쳤고 LG유플러스의 3분기 가입자당수익은 2분기보다 후퇴했다.
업계의 또다른 관계자는 “이통3사가 경쟁을 펼치는 구조이기 때문에 한 회사가 확보할 수 있는 군인고객은 많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이통사가 군인고객 잡기에 발 벗고 나서는 것은 통신시장이 과거보다 그만큼 경직됐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