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I저축은행이 중금리대출 강점을 살린 디지털부문을 강화해 저축은행 선두 굳히기에 나선다.
22일 SBI저축은행에 따르면 '사이다뱅크'에 이어 'SBI바빌론'앱 고도화도 진행하고 있다.
▲ 임진구 SBI저축은행 각자대표이사 사장(왼쪽)과 정진문 SBI저축은행 각자대표이사 사장. |
SBI저축은행은 'SBI모바일뱅킹'과 '사이다뱅킹', 'SBI바빌론' 등 3개 모바일금융앱을 보유하고 있다. SBI모바일뱅킹은 SBI저축은행 통합앱이고 SBI바빌론은 중금리대출 전용앱, 사이다 뱅크는 20~40세대를 대상으로 한 종합금융앱의 성격을 띠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이에 앞서 사이다뱅크를 통해 디지털 경쟁력을 입증하며 중금리대출부문 디지털 전환에 고삐를 죄는 것으로 보인다.
SBI저축은행은 11월 초부터 '디지털 강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디지털 강화 프로젝트 사업 개요를 살펴보면 'SBI 바빌론'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간편인증, 생체인증 등 간편인증 기능을 추가하고 온라인 주택 대출 프로세스를 고도화하는 등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비대면 대출 업무처리의 효율성을 개선하고 고객 편의성을 높이겠다는 것인데 사이다뱅크에 더해 SBI바빌론 고도화에도 나서며 중금리대출 성장세에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SBI저축은행은 중금리대출상품 흥행에 힘입어 저축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상반기 기준 자산 10조 원을 넘어섰다. 2019년 말 8687억 원보다 17.54% 늘어난 것이다.
자산규모 기준 업계 2위인 OK저축은행이 같은 기간 4.37% 증가폭에 그친 만큼 차이를 더 벌리며 1위 자리를 굳힌 셈이다.
SBI저축은행의 성장세는 사이다뱅크 흥행이 큰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된다.
2019년 6월 출시된 사이다뱅크는 올해 10월 말 기준으로 가입고객 60만 명을 돌파했다. 특히 저축은행 거래경험이 없는 첫 거래고객이 전체 95%를 차지하는 등 20대에서 40대 고객을 중심으로 빠르게 고객층을 늘려가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16일 기존 사이다뱅크를 고도화해 '사이다뱅크 2.0'을 출시했다.
'커플통장서비스', '통장 쪼개기서비스' 등 편의기능을 추가하는 등 뱅킹 앱을 넘어 디지털서비스 플랫폼으로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SBI저축은행이 저축은행업계 1위를 굳히고 있지만 앞으로 금융권 전반과 경쟁구도에 놓일 수 있어 디지털 경쟁력 확보는 더 중요하다.
금융위원회는 10월21일 제3차 디지털금융협의회에서 저축은행, 농협, 수협, 신협, 새마을금고, 산림조합, 우정사업본부와 17개 증권사 등에 오픈뱅킹을 시행하기로 했다.
오픈뱅킹은 은행의 송금 및 결제망을 표준화시키고 개방해 하나의 앱에서 모든 은행의 계좌 조회, 결제, 송금 등을 진행할 수 있는 금융 서비스다.
오픈뱅킹 영역이 금융권 전반으로 확대되는 만큼 저축은행 뿐만 아니라 시중은행 또는 다른 2금융권과도 고객을 사로잡기 위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셈이다.
SBI저축은행은 그동안 구축해온 디지털 경쟁력을 바탕으로 자체 플랫폼을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중앙회와 오픈뱅킹 시행시기는 맞추지만 SBI저축은행의 독립 전산망을 활용한 자체앱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