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문진 피유엠피 대표이사가 공유킥보드시장의 규제완화 반대 움직임에 대응해 전동킥보드의 안전성 확보에 매달리고 있다.
피유엠피는 공유킥보드시장의 선두 브랜드 ‘씽씽’을 운영하고 있다.
19일 피유엠피에 따르면 윤 대표는 공유킥보드의 안전사고 방지대책으로 전동킥보드용 블랙박스 개발과 지방자치단체의 안전캠페인 협업 등에 힘을 싣고 있다.
최근 전동킥보드 관련 사고가 늘어나면서 규제완화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공유킥보드시장은 2018년 사업 시작 이후 해마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현대카드 보고서에 따르면 공유킥보드에 관련된 현대카드 결제건수는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누적 62만5866건으로 집계돼 2019년 연간 15만5216건의 4배를 넘어섰다.
도로교통법 개정에 따라 올해 12월부터 전동킥보드규제가 완화되는 점을 고려하면 공유킥보드시장의 성장폭도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12월10일부터 만 13세 이상 국민은 운전면허가 없어도 전동킥보드를 탈 수 있게 됐다. 이전에는 만 16세 이상인 운전면허 보유자만 전동킥보드 이용이 허용됐다.
전동킥보드를 탈 수 있는 공간도 자전거도로로 확장됐다. 기존에는 도로 가장자리에서만 주행이 가능했다.
피유엠피는 전동킥보드 규제완화의 주요 수혜기업으로 꼽힌다. 모바일 빅데이터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피유엠피의 씽씽은 9월 기준 월간이용자수(MAU) 18만9451명으로 집계되면서 전동킥보드업계 1위에 올랐다.
다만 전동킥보드 사고도 급증하면서 규제완화를 향한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전동킥보드와 관련된 안전사고건수는 지난해 447건으로 2017년 117건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대표발의한 도로교통법 개정안에는 여전히 면허를 보유한 사람만 전동킥보드를 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현재 시속 25㎞인 공유킥보드의 최고 제한속도를 20㎞로 낮추면서 헬멧 착용을 의무화하는 내용 등도 포함됐다.
전동킥보드 규제 완화를 비판하는 시각이 점차 커짐에 따라 윤 대표는 자체 안전대책으로서 내년 상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블랙박스를 탑재한 전동킥보드를 개발하고 있다.
그는 최근 매체 인터뷰에서 “블랙박스가 전동킥보드에 설치되면 이용자가 킥보드를 운행할 때 의식적으로라도 경각심을 품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피유엠피는 공유킥보드 운행이 허용된 지방자치단체와 업무협약 체결도 확대하고 있다. 이용자 안전수칙 안내와 공유킥보드 사용의 실시간 모니터링 등에서 협업하기 위한 조치다.
피유엠피 관계자는 “전동킥보드도 오토바이나 자전거와 마찬가지로 이용자의 안전수칙 준수가 사고를 막는 데 가장 효과가 있다”며 “현재는 공유킥보드 보급 과정의 과도기인 만큼 이 기간을 줄이기 위해 지자체와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탈착형 배터리의 성능 개선, 자전거도로 등의 안전인프라 확대 요청도 안전성 강화를 위한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윤 대표는 2000년 국민대학교에 입학했다가 바로 중퇴한 뒤 벤처기업 새로운넷에서 6년 동안 다양한 분야의 업무경험을 쌓았다.
2005년 의류쇼핑몰을 창업했다가 시장 경쟁이 격화되면서 사업을 접고 상가건물 관리 등을 했다. 그때 고생한 경험을 타산지석 삼아 2012년 배달서비스 ‘띵동’을 창업했다.
그 뒤 중국 출장 도중 봤던 공유킥보드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지난해 5월 피유엠피를 세웠다.
피유엠피는 경쟁사들보다 사업을 1년가량 늦게 시작했지만 자체 제작한 탈착형 배터리를 차별화된 장점으로 내세우면서 전동킥보드업계 선두로 치고 나가는 데 성공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