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컨테이너선 업황 회복 지연과 근본적 해결책 부재라는 이중고에 시달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4일 컨테이너선 업황이 내년에도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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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양호(왼쪽) 한진그룹 회장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
박 연구원은 “컨테이너선 운임이 역사상 최저점을 연일 경신하고 있는 상황에서 합산 시장점유율이 40% 정도인 상위 3개 선사마저 3분기 이후 수익성이 눈에 띄게 위축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수급상황이 개선되고 있지만 물동량이 5%도 채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며 “2016년 공급이 올해보다 6% 증가하는 데 그치며 성장세가 올해의 9%보다 둔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장기불황의 7부 능선을 넘었을 뿐 앞으로도 장기불황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공급과잉 상태가 개선되더라도 절대적 공급과잉 상태가 당분간 유지된다는 것이다.
박 연구원은 국내 해운회사들이 업황회복 지연 외에도 근본적 해결책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 이중고에 처해 있다고 봤다.
박 연구원은 “지금까지 ‘재무구조개선-대형선박 발주-원가경쟁력 회복-시장점유율 회복과 실적개선-재무구조개선’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근본적 해결책으로 보였다"며 "하지만 글로벌 선사들이 앞다퉈 대형선박을 발주한 결과 이미 대형선 공급과잉이 심각해졌다”고 진단했다.
세계에서 지금까지 발주된 1만8천TEU급 이상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100척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글로벌 선사들이 올해 발주한 초대형 컨테이너선만 64척에 이른다.
하지만 국내선사들은 아직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
박 연구원은 “이런 상황에서 과연 국내선사들이 지금부터 대형선박을 확보한다고 해서 얼마만큼의 원가경쟁력을 갖추고 얼마만큼의 시장점유율을 회복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