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공사(KIC)가 후임 사장 선임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국투자공사 사장 자리는 11월6일 안홍철 전 사장이 갑작히 사임하면서 약 한달째 공석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거취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지 않는 한 연내 사장 선임은 사실상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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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홍철 전 한국투자공사 사장. |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공사는 안 전 사장의 사임 이후 사장추천위원회(사추위)를 꾸리고 후임 사장 공모에 들어갔지만 아직 뚜렷한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신임 사장 공모와 심사에 통상 1개월 이상이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연내 인선은 사실상 물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공사 사장은 사추위가 공모 후보군 가운데 최종 후보를 기재부에 추천하면 기재부 장관이 제청해서 대통령이 임명하는 방식으로 선임된다.
후임 사장 인선작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주무부처인 기재부의 현재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제청권을 쥔 최 부총리는 내년 4월 총선 출마가 유력시되는데 조만간 장관직을 사퇴하고 국회로 복귀할 공산이 큰 것으로 점쳐진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주무부처 장관의 거취가 아직 정리되지 않았는데 제대로 된 인선작업이 이뤄질 수 있겠느냐”며 “후속 일정을 진행하는 데 기재부와 조율이 필요한 만큼 시간이 걸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 안팎에서 한국투자공사 사장 자리를 놓고 전현직 기재부 관료들의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한국투자공사 전임 사장 5명 가운데 진영욱 전 사장과 안 전 사장이 기재부 출신이다.
안 전 사장의 전임이었던 최종석 전 사장이 선임될 때도 기재부 출신이 유력 후보로 물망에 올랐지만 전관예우 논란이 불거지며 막판에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인사로는 김성진 전 조달청장, 허경욱 전 기재부 차관, 권태균 전 아랍에미리트(UAE) 대사 등이 손꼽힌다.
김 전 청장은 기재부의 전신인 재정경제부 국제업무정책관과 차관보를 역임했다. 경제협력국 국장, 국제금융국 국제금융심의관 등 국제 금융 분야에서 오래 일했다.
허 전 차관 역시 재정경제부 시절 국제업무정책관과 국제금융국 국장을 지냈다. 2010년부터 2013년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를 역임했다.
권 전 대사는 27대 조달청장을 지냈고 지식경제부 무역투자실 실장, 재정경제부 경제자유구역기획단 단장 등으로 일했다.
안 전 사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캠프 시절의 ‘트위터 막말’이 논란이 돼 취임 직후부터 사퇴 압박을 받아 오다 임기를 1년쯤 앞둔 11월6일 전격 사퇴했다.
안 전 사장의 돌연한 사퇴를 두고 당시 말들이 많았다. 안 전 사장은 감사원의 해임건의 방침을 사전에 알고 퇴직금을 전액 수령하기 위해 자진사퇴를 한 것으로 밝혀져 구설에 올랐다.
안 전 사장은 현재 뇌물수수 협의로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으로부터 검찰에 고발을 당한 상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