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20-11-09 15:4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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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규 현대홈쇼핑 대표이사 사장이 회사를 맡아 ‘라이브커머스’ 강화로 새 성장동력을 확보해 이커머스시장 확대에 적극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9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임 사장은 현대백화점그룹에서 대표적 영업 전문가로 꼽히는데 라이브커머스 강화를 위해 단독 브랜드 유치에 솜씨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 임대규 현대홈쇼핑 대표이사 사장.
현대홈쇼핑 대표이사가 이번에 바뀐 것은 무려 7년 만이다.
강찬석 전 현대홈쇼핑 대표이사 사장은 2013년 12월부터 대표를 맡아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과 함께 투톱체제로 회사를 이끌었다. 현대홈쇼핑은 2013년 매출 7998억 원에 불과했는데 강 전 사장은 2019년 매출 2조2070억 원까지 늘리는 등 성장을 이끌었다.
하지만 최근 이커머스기업의 등장과 홈쇼핑사업의 성장성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그룹 차원에서 대표 교체를 선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임 사장과 강 전 사장은 모두 1961년에 출생했다.
임 사장은 현대홈쇼핑의 라이브커머스를 강화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라이브커머스란 인터넷의 실시간 동영상 스트리밍으로 통해 고객과 소통하면서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 들어 비대면, 비접촉을 추구하는 언택트경제가 부상하면서 라이브커머스가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다. 특히 라이브커머스는 TV라는 채널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어 홈쇼핑사업자들에게 새 성장동력으로 부각되고 있다.
국내 홈쇼핑업계는 쿠팡, 11번가 등 이커머스기업들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상대적으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국내 이커머스기업들의 가격 할인 전쟁으로 홈쇼핑이 가격 경쟁력을 잃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이런 상황에서 라이브커머스는 홈쇼핑기업들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
최근 국내 소비자들의 쇼핑추세가 모바일로 옮겨가면서 라이브커머스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20년 국내 라이브커머스시장은 약 4천억 원 정도의 규모로 추정되는데 2023년에는 10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TV방송 송출을 위한 수수료 등이 들지 않기 때문에 수익성도 높다.
하지만 현재 오프라인 유통업체부터 이커머스기업까지 라이브커머스시장에 진출하고 있어 홈쇼핑기업의 차별화된 경쟁력이 필요하다.
우선 임 사장은 브랜드 유치에서 경쟁력을 갖춰 차별화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이커머스보다 가격 경쟁력이 뒤처지는 상황에서 고객을 모으려면 단독 브랜드를 유치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 2019년 현대홈쇼핑의 판매량 상위 10개 가운데 5개는 단독제품이었다.
임 사장은 현대백화점, 현대그린푸드 식자재사업부장, 현대F&G 영업당당 상무보, 현대홈쇼핑 영업본부장 등을 거치며 그룹 내에서 영업 전문가로 경력을 쌓아왔다. 특히 임 사장은 부장 시절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명품 브랜드 유치 등에서 성과를 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임 사장의 경력을 보았을 때 현대백화점에 입점한 브랜드를 홈쇼핑에 유치하는 등 차별화된 브랜드 확보를 통해 라이브커머스 경쟁력을 강화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임 사장은 현대홈쇼핑이 보유한 쇼호스트와 콘텐츠 제작능력도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라이브커머스에서는 인플루언서(사회관계망서비스에 많은 구독자를 보유해 대중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들)가 매우 중요한데 현대홈쇼핑은 이미 쇼호스트라는 인플루언서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홈쇼핑이 10월 전문 멀티채널네트워크(MCN) 기업 ‘디퍼런트밀리언즈’에 120억 원을 투자해 지분 40%를 확보한 것도 뷰티 인플루언서를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디퍼런트밀리언즈에는 뷰티 인플루언서 215명이 소속돼 있다.
여기에 최근 동영상 플랫폼기업 아프리카TV와 손을 잡고 상품을 판매하는 등 판매채널도 넓히고 있다. 아프리카TV는 많은 인플루언서를 보유하고 있고 스트리밍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라이브커머스에서 많은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홈쇼핑기업은 인터넷TV(IPTV) 송출수수료 인상에 따른 수익성 부담과 TV시청 인구 감소로 사양산업으로 투자자들에게 인식돼 왔다”며 “이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라이브커머스라는 가치사슬(밸류체인) 안에서 콘텐츠 제공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