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정배 대상 대표이사 사장이 국내 유휴자산 매각해 적자사업 개편을 통해 현금성자산을 확보하고 해외사업 투자확대를 저울질하고 있다.
5일 대상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임 사장은 최근 대상의 자산 매각을 통해 현금성자산을 6천억 원 가량 모은 것으로 파악된다.
▲ 임정배 대상 대표이사 사장.
대상은 올해 7월 서울 신설동 본사와 별관, 서울 상봉동 사옥을 1450억 원에 매각했다.
지난해 6월에는 한국미니스톱 지분 20%를 전량 매각해 415억 원 확보했으며 같은 해 11월에는 용인 물류센터를 판매한 뒤 리스로 전환하면서 현금 970억 원을 마련했다.
임 사장은 저수익사업을 개편해 수익성도 높이는 데도 집중했다.
대상의 식자재 유통사업은 대규모 적자가 지속돼 왔는데 2019년 수익을 내지 못하는 거래처를 정리해 적자규모를 줄였다.
임 사장의 이런 노력에 따라 대상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현금성자산 6246억 원을 확보했다. 최근 5년 동안 평균치인 2640억 원을 크게 웃돌고 있다.
코로나19로 사람들이 바깥활동을 자제하고 집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경향이 늘어남에 따라 대상의 주력사업인 식품·소재(장류) 사업실적도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어 고무적이다.
대상은 2020년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5377억 원, 영업이익 1108억 원을 거뒀다. 2019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5.7%, 영업이익은 54.3% 늘었다.
한국신용평가 2020년 6월 정기평가에서 대상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 안정적’에서 ‘A+ 긍정적’으로 상향조정했다.
한태일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코로나19로 대상의 주력사업인 식품사업에서 수익 창출력이 제고됐다”며 “아울러 대상그룹은 유휴자산 매각과 장기 미수금 회수 등으로 현금성자산을 확보해 재무부담도 완화됐다”고 분석했다.
식품업계에서는 임 사장이 현금성자산을 확보하면서 대상의 글로벌사업에 투자를 확대할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임 사장은 2017년 대표이사에 취임했을 때부터 해외공략에 초점을 맞췄는데 2019년 해외법인 순이익이 2018년보다 165.7%나 증가하는 등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임 사장은 미국과 중국에서 김치 등 편의식품 생산설비를 확장하는 작업을 진행하며 해외사업 기반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임 사장이 미국과 중국에서 추가적 투자를 진행하는 이유는 건강식으로서 김치를 찾는 해외소비자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3분기 기준으로 한국산 김치의 누적 수출액은 1억850만 달러로 2019년 같은 기간보다 38.5% 늘어나며 역대 최고 실적을 보이고 있다.
특히 2020년 3분기 미국으로 향하는 김치 수출액은 1746만 달러를 보이며 2019년 말 수출액(1480만 달러)을 넘어섰다.
대상 관계자는 “현재 미국에 수출하는 김치물량이 늘어나고 있어 현지에 공장을 설립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며 “베이징 공장에서도 김치와 편의식 등을 생산하고 있는데 앞으로 중국에서도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여 설비 확장도 검토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