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중앙회가 회장을 구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민간에서 저축은행 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을 정도로 힘이 있는 인사를 찾기가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 공석 가능성 높아져
3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저축은행중앙회 회장 자리가 12월6일 이후 공석으로 남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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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규연 저축은행중앙회장. |
최규연 현 회장의 임기가 12월6일 마감되는 데 저축은행중앙회는 여전히 후보를 물색하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 지부장단과 이사회 이사들은 12월3일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선출 일정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날 차기 회장 후보가 결정된다고 해도 10일의 선거공고와 14일의 총회개최 통보기간을 거쳐야 해 추가로 24일이 소요된다. 선거공고와 총회통보를 병행한다고 쳐도 최소 14일이 걸리기 때문에 최 회장 퇴임 후 공백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은 25일에도 모임을 열었으나 마땅한 후보를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최 회장이 다시 맡을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저축은행중앙회는 가능성이 없다고 일축한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최 회장이 다시 맡기 위해서는 신임 회장을 뽑는 것과 같은 절차를 다시 거쳐야 한다”며 “이는 현 상황에서 물리적으로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 까지 공백이 발생하면 정이영 부회장이 임시로 회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 저축은행중앙회 수장 찾기 왜 힘들까
저축은행중앙회 회장직은 투표를 거치긴 하지만 통상 정부에서 추천하는 관료 출신이 내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지금까지 14명의 저축은행중앙회장 가운데 12명이 관료 출신이다.
하지만 저축은행업계가 서민들에게 높은 금리로 금리장사를 한다는 부정적 인식이 높아지고 있는 데다 ‘관피아’ 논란까지 겪을 수 있어 공직자들 가운데 선뜻 나서는 사람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그동안 정부 측에서 관료 출신 인사들을 추천 해 왔는데 지금까지 아무런 이야기가 없다”며 “그래서 금융업계 인사들 가운데 후보자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저축은행업계를 대변해 금융당국에 목소리를 낼 수 있을 정도로 힘을 지닌 업계 인사를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업계 출신 인사라고 해도 저축은행의 경우 저마다 특성이 달라 이들의 목소리를 공평히 대변해 주기도 힘들다.
현재 저축은행중앙회에 등록된 79개 저축은행의 환경은 저마다 다르다. 저축은행업계는 일본 등 외국계 자본, 대부업계 출신 등의 대형 저축은행과 지방 중소형 저축은행으로 크게 나뉠 수 있다. 중소형 저축은행도 규모와 거점지역 등 모두 처해있는 환경이 제각각이다.
최근 김종욱 전 SBI저축은행 부회장도 저축은행중앙회장에 도전했다 쓴잔을 마셨다. 김 전 부회장은 행정고시 출신으로 다양한 금융권 경력을 쌓아왔지만 저축은행 업계 경력이 짧았던 것이 문제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