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금융플랫폼 토스가 토스증권을 통해 증권업 진출을 눈앞에 뒀다.
키움증권이 위탁매매시장에서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데 토스증권이 출범하면 위탁매매시장에서 고객유치 경쟁을 치열하게 펼쳐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의 토스증권 실사가 거의 마무리되면서 토스증권 출범이 임박한 것으로 파악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토스증권 실사는 마무리 단계이며 11월 금융위원회에 본인가 안건이 상정될 예정이지만 처리될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토스증권은 키움증권과 마찬가지로 지점이 없는 모바일 특화 증권사를 지향한다.
국내주식 중개서비스를 선보인 뒤 해외주식 중개, 펀드 판매 등으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며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개발도 이미 완료했다.
토스증권이 출범하면 키움증권은 위탁매매시장에서 입지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키움증권은 국내주식 위탁매매시장에서 20%가 넘는 점유율(거래약정대금 기준)을 보이면서 14년 연속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개인투자자시장 점유율은 30%에 이른다.
토스증권보다 먼저 증권업에 진출한 카카오페이증권은 금융상품 판매 등 자산관리부문에 힘을 쏟았기 때문에 키움증권이 받는 영향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토스증권은 위탁매매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는 만큼 키움증권이 직접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 거래대금 증가는 증권사 사이 위탁매매 서비스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카카오페이, 토스와 같은 핀테크 플랫폼 증권사의 위탁매매시장 진입은 이러한 경쟁을 촉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특히 키움증권이 기존 대형 증권사에 비해 고객 연령층이 낮기 때문에 젊은 고객유치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다른 증권사들 고객은 50대 이상이 많은 데 비해 키움증권 고객은 이보다 젊은 고객들이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출범 뒤 4개월 만에 계좌 개설 수가 140만 건을 넘어서는 등 큰 관심을 받았는데 고객 연령층은 20대(31.3%), 30대(30.8%), 40대(21.9%) 등 젊은 고객이 대부분이었다.
토스도 금융 플랫폼 가입고객 1700만여 명 가운데 20~30대 고객의 비중이 60% 수준인 1천만 명에 이르러 젊은층 고객이 토스증권에 관심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키움증권과 토스증권의 젊은 고객유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키움증권에서 온라인거래시스템 장애가 연이어 발생한 점도 고객유치 경쟁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키움증권의 온라인거래시스템에서 올해만 8건의 시스템 장애가 발생하면서 고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9월15일 기준 시스템 장애와 관련해 올해 접수된 민원 건수는 키움증권이 1638건으로 증권사 가운데 가장 많았다.
또 최근 3년 동안 주요 10개 증권사에서 모두 52건의 시스템 장애사고가 발생했는데 키움증권이 17회로 시스템 장애가 가장 잦은 것으로 나타났다. 위탁매매시장 1위 증권사답지 않은 결과다.
토스는 혁신적 송금 플랫폼을 선보이면서 큰 성공을 거둔 바 있다. 이런 경험을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에서 재현하는 데 성공한다면 키움증권과 고객유치 경쟁에서 만만치 않은 경쟁력을 보일 수 있다.
정 연구원은 “앞으로 증권업계는 자본력보다 높은 브랜드 인지도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의 품질 등이 더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토스증권은 8월27일 금융당국에 금융투자업 본인가를 신청했다. 토스증권 본인가는 금감원의 실사가 마무리된 뒤 증권선물위원회와 금융위원회 정례회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