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건설이 보유한 가장 중요한 자산인 주거 브랜드 ‘위브’의 가치가 낮아지면서 주요 인수후보로 거명됐던 중견건설사들의 관심도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 두산건설 로고.
13일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두산그룹은 올해 안에 두산건설 매각을 이뤄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선이 많다.
두산건설이 처음 매물로 나왔던 상반기만큼 중견건설사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면서 재매각을 염두에 둔 사모펀드 말고는 원매자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중견건설사들이 두산건설 인수에 관심을 접는 이유로 위브 브랜드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중견건설사들은 위브를 활용하면 서울 주택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두산건설 인수에 매력을 느꼈던 것으로 파악된다.
7월 두산건설 매각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뒤 인수를 포기한 대우산업개발도 자체브랜드 한계를 절감해 인수를 추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두산건설은 그동안 위브를 아파트, 오피스텔, 주상복합 등에 폭넓게 활용하며 인지도를 쌓아왔다.
이 덕분에 위브는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두산건설이 건설업계에서 지니는 위상보다 더 높은 수준의 브랜드 가치를 구축한 것으로 여겨졌다.
위브는 부동산리서치 기관인 ‘닥터아파트’가 시행한 ‘2019 아파트 브랜드파워 설문조사’에서 10위를 차지하는 등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대부분 아파트 브랜드 선호도 조사에서 10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을 유지했다.
두산건설의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23위라는 점을 살피면 위브가 주택시장에서 인정받는 가치가 매우 높았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올해 두산건설 매각이 추진되면서 주택사업 수주와 브랜드 홍보가 사라진 점이 위브 브랜드 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내놓는 아파트 브랜드 평판순위에서 위브는 1월 9위에서 9월 24위까지 순위가 떨어졌다. 전체 아파트 브랜드 가운데서도 올해 하락폭이 가장 컸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주거 브랜드 인지도도 홍보활동에 영향을 받는다”며 “주거 브랜드 홍보는 보통 분양이나 도시정비사업 수주시점에 집중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수주나 분양이 없는 건설사 브랜드 인지도는 낮아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위브 브랜드 가치가 낮아지면서 중견건설사들은 두산건설을 인수해야 할 필요성을 덜 느낄 수 밖에 없다.
중견건설사 가운데 주택사업에서 강점을 갖춘 호반건설의 ‘써밋’, 중흥건설의 ‘중흥S-클래스’, 반도건설의 ‘유보라’ 등은 이미 위브 브랜드 가치를 뛰어넘었다는 시선도 나온다.
두산건설 매각이 지연돼 홍보와 수주활동이 멈춰 있으면 이들 중견건설사 브랜드와 위브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수도 있는 셈이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두산건설은 상장폐지 전 시가총액을 웃도는 4천억 원 규모의 시행사 연대보증계약을 맺고 있어 위브 브랜드와 숙련된 인력만 실제 매물이라고 볼 수 있다”며 “매각이 지연될수록 브랜드 가치 하락, 인력 유출 등으로 매각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