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중국기업 제재가 메모리업체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떠오른다.
중국 메모리업체는 빠르게 생산능력을 늘리고 있으나 미국 제재를 받으면 성장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5일 “중국 메모리업체가 미국 정부의 다음 무역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최근 본격적으로 양산을 시작한 중국 메모리업체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정부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이어 중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업체 SMIC까지 무역제재를 확대한 가운데 중국 메모리업체 창신메모리와 YMTC도 제재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대두됐다.
제재는 이런 업체에 미국 기술이 들어간 제품을 수출하려면 미국 정부의 사전 면허를 취득해야 한다는 점이 핵심이다.
중국 메모리업체는 2020년 본격적으로 제품 생산을 시작했다. D램 전문기업 창신메모리는 19나노 공정으로 월 4만 장 수준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고 연말까지 17나노 양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YMTC는 낸드 제품에 주력해 2020년 초 월 1만5천 장 규모였던 생산능력이 4만 장까지 확대됐다. 4월에는 128단 3D낸드 제품을 발표했다.
도 연구원은 “현재 속도로 생산능력 확대가 진행되면 2020년 이후 중국 메모리업체가 글로벌 메모리 수급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면서도 “미국 제재가 현실화되면 중국 메모리업체의 향후 행보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업황은 게임기, 노트북PC 등 정보기술(IT) 제품 수요 호조로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화웨이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스마트폰업체들이 메모리 주문을 늘리고 데이터센터업체도 메모리 구매를 다시 검토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 연구원은 2021년 2분기부터 D램 고정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TSMC, UMC 등 파운드리업체의 제품 인도기간(리드타임)은 6개월 이상으로 늘어났다. SMIC 제재로 이 기간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여겨진다.
도 연구원은 “수요보다 부족한 공급으로 대부분 파운드리업체가 장기 거래에 가격 할인을 없앴다”며 “일부 고객은 파운드리 용량 확보를 위해 프리미엄까지 지불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