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환 원스토어 대표이사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기업가치 상승에 보탬이 될 호재에 안팎에서 이어지고 있다.
원스토어가 그동안 구글, 애플의 앱마켓과 비교해 부족했던 대작 게임 유치에 성과를 보이고 있는 데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수수료 인상 논란이 국회 국정감사에 오르면서 원스토어의 낮은 수수료정책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 이재환 원스토어 대표이사.
2일 정치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올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구글이 ‘인앱결제(자체 시스템을 통한 결제)’ 이용 의무화정책을 추진하는 데 집중 포화가 예상된다.
국회 과방위는 10월7일부터 시작하는 국감 증인으로 낸시 메이블 워커 구글코리아 대표이사를 채택했다. 다음날 방통위 국감에는 이재환 원스토어 대표와 정진수 엔씨소프트 수석 부사장을 참고인으로 부른다.
원스토어 관계자는 “이재환 대표가 8일 국감에 출석한다”며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수수료와 관련한 이슈 때문이지 않을까 추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참고인으로 출석하는 만큼 이번 국감을 구글, 애플 등 거대 글로벌기업이 장악하고 있는 국내 앱마켓에서 토종 기업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구글 플레이스토어는 2019년 기준 국내 앱마켓시장 점유율이 63.4%에 이른다. 애플 앱스토어는 24.4%, 원스토어는 11.2%를 차지하고 있다.
원스토어가 파격적 수수료 인하정책으로 입점 개발사들을 늘려가며 매출 확대에 성과를 보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구글과 애플의 벽은 높다.
이 대표는 2018년 7월 업계의 불문율로 취급되던 수수료 30%를 20%로 과감히 낮추고 원스토어 자체 결제시스템을 사용하면 수수료를 5%로 인하하는 정책을 시행하는 승부수를 뒀다.
그 결과 원스토어는 2016년 출범 뒤 처음으로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흑자에 성공했다.
이 대표는 2021년 원스토어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터라 실적 상승세를 지속하고 회사의 미래 성장성을 시장에서 보여줘야 하는데 독점적 사업자인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갑횡포’가 도마 위에 오른 것은 호재나 다름없다.
원스토어는 자체적으로도 게임회사 넥슨의 대표적 게임 ‘바람의 나라:연’과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엔씨소프트의 ‘프로야구H2’ 등을 입점하며 시장에서 입지를 키워가고 있는데 경쟁자 구글이 국내 앱 개발사들로부터 미운털이 박히면 반사이익을 기대해볼 수 있다.
이 대표는 원스토어가 한국에 한정된 플랫폼이라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아시아지역을 시작으로 해외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우호적 사업 환경에 이런 전략들이 맞물리면 더 큰 시너지가 날 수도 있다.
앱마켓을 이용하는 개발사들 처지에서도 해외진출 등 문제가 해결되면 굳이 비싼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선택할 이유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원스토어가 2020년 하반기 대작게임 유치에 성공한다면 국내 앱마켓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구글의 디지털콘텐츠에 관한 인앱결제 의무화는 국내 주요 콘텐츠기업들의 원스토어 모시기로 연결될 전망”이라고 바라봤다.
구글은 최근 앱마켓 플레이스토어 결제정책을 바꿔 게임앱에만 적용하던 인앱결제 방식을 웹툰, 음원, 전자책 등 모든 디지털 콘텐츠앱에도 확대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르면 앞으로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입점하는 국내 앱 콘텐츠 개발사들은 구글에 거래수수료로 결제금액의 30%를 줘야 한다. 신용카드, 계좌이체, 핸드폰결제 등 외부 결제방식의 수수료가 보통 1.4%에서 6% 사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폭리’라는 말이 과장이라고 볼 수 없다.
정윤혁 고려대 교수는 21일 홍정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스타트업 민관협력체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공동으로 개최한 ‘입앱 결제를 강제하려는 구글과 디지털 주권’ 토론회에서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정책 변경에 관한 사업자와 소비자 인식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구글의 앱마켓 인앱결제 거래수수료를 놓고 응답자의 86.7%가 “수수료가 높다”고 바라봤다. 수수료 인상이 사용자에게 어떤 방식으로든 부과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응답자도 73.7%를 차지했다.
원스토어는 기업공개를 위해 NH투자증권, KB중권, SK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했고 2021년 상반기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뒤 2021년 하반기 기업공개 작업을 마무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