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야권의 다음 대선후보로 꼽히는 인물들의 움직임이 물밑에서 분주하다.
30일 정치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더 좋은 세상으로(마포포럼)’는 10월 중으로 야권의 주요 대선주자를 초청하는 세미나를 마련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마포포럼은
김무성 전 미래통합당 의원이 주도하는 전직 의원의 모임이다.
▲ (왼쪽부터)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유승민 전 바른정당 대표,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 |
마포포럼의 세미나에 초청될 인사로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해, 원희룡 제주도지사, 무소속인
홍준표 의원, 김태호 의원,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등이 꼽힌다.
김 전 의원은 21일 서울 마포구의 한 식당에서 전현직 의원 30여 명과 함께 칠순을 기념하기도 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김 전 의원은 “2022년 대선 승리를 이끈 뒤 정치를 그만두고 쉬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전 의원은 내년 보궐선서에서 부산시장 후보로도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도 움직임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황 전 대표는 16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사무실 근처에서 김승수, 박성민, 박수영, 엄태영, 정동만 등 현역의원 6명과 함께 만찬을 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만찬은 황 전 대표의 제안으로 이뤄졌으며 황 전 대표는 정치복귀 의지를 보였으나 참석자들은 “국민이 부를 때까지 기다리라”고 조언한 것으로 전해진다.
유승민 전 의원도 국회의사당 건너편에 위치한 태흥빌딩에 사무실 개소를 준비하는 등 대선 도전에 시동을 걸고 있다. 태흥빌딩은 전에 바른정당 당사로 쓰이던 건물이다.
국민의힘의 전신인 새누리당, 미래통합당을 비롯해 바른정당 등 보수정당에서 당대표까지 지낸 인사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진 것은 현재 보수야권의 대선 경쟁구도가 안갯속이기 때문이다.
현재 다음 대선경쟁 구도에서 확실하게 두각을 드러내는 보수야권의 인물은 없다.
여론 조사기관인 한국갤럽이 11일 내놓은 다음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2%,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의 지지를 받아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홍 의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 나머지 보수야권의 인물들의 지지율은 3% 정도에 그쳤다. ‘없음/응답거절’ 등은 43%에 이른다.
다른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봐도 세부적으로 숫자에 차이는 있지만 민주당의 이 대표, 이 지사의 양강 구도와 보수야권 인물 전체의 지지율을 웃도는 무응답 비중이라는 구도는 다르지 않다.
정치권에서 국민의힘을 이끌고 있는 김 위원장을 다음 대선과 관련해 여전히 변수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도 보수야권의 대선 경쟁구도를 불분명하게 만드는 요인 가운데 하나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당내 중진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초선 의원들에 힘을 실어주고 공정경제3법, 기본소득 등을 추진하는 등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다음 보수야권 대선후보의 조건을 놓고는 젊을 것, 경제 이해도가 있을 것, 참신할 것, 안보관 튼튼할 것, 사회 통합을 이뤄낼 수 있을 것 등 깐깐한 조건을 내걸기도 했다.
김 위원장의 움직임을 놓고 다음 대선에 직접 도전하려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24일 한국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대선 도전 여부를 묻자 “내 나이가 지금 80”이라며 “솔직히 관심 없고 사람들이 이러고 저러고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굉장히 부질없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