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이 이전에 수주한 서울 서초구 방배삼익아파트 재건축사업과 방배6구역 재개발사업의 시공권을 뺏길 위기에 놓였다.
대림산업은 상징성이 큰 서울 강남 도시정비사업에서 시공권을 놓친다면 브랜드 이미지뿐 아니라 분양실적에서 부담을 안게 될 수 있다.
29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대림산업이 수주한 방배삼익아파트 재건축과 방배6구역 재개발사업의 시공사가 교체될 가능성이 나온다.
방배삼익아파트 재건축조합의 일부 조합원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조합 집행부 해임총회를 추진하고 있다.
해임총회는 애초 24일 열릴 예정이었다가 코로나19를 고려해 연기됐는데 일부에선 해임총회를 여는데 필요한 조합원 수를 채우지 못한 게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방배삼익아파트 재건축사업 비상대책위원회는 대림산업의 최초 입찰제안서와 비교해 설계내용과 비용 면에서 조합원에 불리한 방향으로 변경된 내용이 많은데도 조합 집행부가 대림산업과 결탁해 본 계약을 맺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임총회가 열려 조합 집행부가 해임되면 대림산업의 시공권을 박탈하는 방안도 추진될 가능성이 큰 셈이다.
방배삼익아파트 재건축사업은 서울시 서초구 방배동 1018-1번지 일대에 지하 5층~지상 27층 8개 동 규모로 721세대의 공동주택과 부대 복리시설을 짓는 공사다.
대림산업은 5월 이 재건축사업의 시공권을 수의계약으로 따냈고 18일 방배삼익아파트 재건축조합과 본 계약을 체결했다.
대림산업이 진행하는 서울 서초구 방배6구역 재개발사업에서도 파열음이 나온다.
서울 서초구 방배6구역 재개발조합은 8월 조합장을 해임하고 새 집행부를 구성한 뒤 시공사인 대림산업을 교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2016년 시공사 선정 당시 대림산업이 제안한 대안설계 가운데 도시계획도로 제거 등 일부가 애초 불가능한 설계였다는 것이 뒤늦게 밝혀져 조합장이 해임됐다.
이와 관련해 대림산업 관계자는 "조합 측에서 진행하는 사안이기 때문에 특별히 대응하고 있는 것은 없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최근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재건축과 개포주공4단지 재건축 등 강남권 주요 도시정비사업에선 추가분담금 등 사업조건을 놓고 조합과 시공사와 갈등이 잇달아 불거지고 있다.
대림산업이 강남 도시정비사업장 2곳에서 결국 시공권을 뺏긴다면 아파트 브랜드 이미지에도 나쁜 영향이 갈 것으로 보인다.
대림산업은 방배삼익아파트 재건축과 방배6구역 재개발사업에서 모두 프리미엄 브랜드 '아크로'를 적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대림산업은 그동안 아크로를 반포, 잠원 등 서울 강남과 성수 등 국내에서 시장가치가 가장 높은 지역에만 적용할 정도로 브랜드 이미지에 신경 써왔다.
방배삼익아파트와 방배6구역을 아크로가 적용될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라고 판단한 셈인데 여기에서 사업조건을 둔 잡음이 일며 시공권을 뺏긴다면 강남 도시정비사업에서 아크로 브랜드 이미지에 금이 갈 가능성이 커진다.
대림산업이 2314억 원 규모의 방배삼익아파트 재건축사업 시공사에서 물러나게 되면 올해 도시정비사업 신규 수주실적도 1조 원 아래로 내려가게 된다.
대림산업은 올해 9월까지 1조1400억 원가량의 도시정비사업을 따냈다. 대림산업이 2015년, 2016년, 2018년 2조 원이 넘는 도시정비사업을 수주한 것과 비교하면 다소 부족한 성과인데 이마저도 줄어들 위기에 놓였다.
방배6구역 재개발사업 시공권을 뺏기면 올해 분양실적에도 악영향을 주게 된다. 방배6구역 재개발로 지어질 1100여 세대가 4분기 분양예정 물량에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대림산업은 올해 9월까지 6260세대를 분양했는데 3분기까지 목표인 9천 세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4분기에는 1만4천여 세대의 분양을 계획하고 있는데 전망이 밝지 않다는 시선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1100여 세대가 더 줄어들 상황에 놓이게 될 수 있다.
이를 놓고 대림산업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영향이 있고 도시정비사업장에서 인허가가 지연되는 사례도 있어 올해 목표한 분양실적을 모두 달성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