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훈 르노삼성자동차 부사장이 내년에 내놓을 신차 ‘탈리스만’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탈리스만은 르노가 고급차시장을 겨냥해 전 세계에 출시하는 신차다. 르노는 그동안 소형차를 주력으로 삼아 고급차에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는데 탈리스만을 통해 이런 이미지를 씻어내려고 한다.
탈리스만은 르노삼성차가 개발을 주도한 만큼 한국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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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동훈 르노삼성차 부사장. |
12일 자동차업계에서 탈리스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유럽에서 7월 공개돼 호평을 받았던 중형세단 탈리스만을 부산공장에서 생산해 내년 3월부터 국내에 판매하기로 했다.
박 부사장은 11일 “탈리스만은 10년에 한 번 올까 말까한 기회”라며 “과거 SM5가 큰 인기를 끌던 시절로 르노삼성차를 다시 이끌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춘 차”라고 말했다.
르노삼성차는 탈리스만의 개발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르노 차량 가운데 한국인 디자이너가 처음부터 끝까지 디자인을 주도한 차는 탈리스만이 처음이다.
탈리스만은 내년부터 현대차의 쏘나타, 기아차의 K5와 경쟁을 벌인다. 국내 중형세단시장에서 쏘나타와 K5는 독점에 가까운 80%대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탈리스만은 올해 말 유럽에 먼저 출시된다. 최근 프랑스에서 탈리스만의 주요 제원과 프랑스 판매가격이 공개됐다.
탈리스만은 프랑스에서 3종의 디젤엔진과 2종의 가솔린엔진 등 총 5종으로 출시된다.
기본형은 1.5리터 디젤 모델로 110마력의 동력성능을 갖췄다. 1.5리터 디젤 모델 130마력 수동과 자동도 각각 출시된다.
가솔린 모델은 1.6리터 TCe 터보엔진을 얹고 150마력과 200마력 두 가지로 나온다.
프랑스에서 판매가격은 디젤 1.5리터 기본형이 2만8149유로(3507만 원), 130마력 모델은 3만2149유로(4005만 원)~3만7149유로(4628만 원)다. 가솔린 모델은 3만9149유로(4878만 원)~4만149유로(5002만 원)로 책정됐다.
탈리스만이 국내에서 생산되는 만큼 부품이 국산화되면 가격이 더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탈리스만의 차체 크기는 전장 4850㎜, 전폭 1870㎜, 전고 1460㎜, 휠베이스(축간거리) 2810㎜다.
차체만 놓고 보면 르노삼성차의 SM5보다 크다. 특히 실내공간을 결정짓는 축간거리는 SM7과 같아 동급 차종에 비해 실내공간이 더 넓다.
탈리스만은 ‘행운을 가져다주는 부적’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르노 역시 탈리스만에 높은 기대를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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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노의 탈리스만. |
로렌스 반 댄 애커 르노그룹 디자인총괄 부회장은 9월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문화와 정서적 측면을 볼 때 탈리스만도 QM3처럼 한국시장에서 잘 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제롬 스톨 르노그룹 판매마케팅총괄 부회장도 “탈리스만은 유럽의 역사와 디자인, 문화를 가진 르노와 기술과 감성, 품질에 강한 한국의 르노삼성차가 힘을 합친 강력한 상품”이라고 말했다.
탈리스만은 그동안 소형차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던 반면 중형차 이상 차급에서 독일차들에게 밀렸던 르노가 명예회복을 위해 내놓는 차량이다. 작은 차를 주로 만드는 르노가 출시한 세단 가운데 가장 크다.
탈리스만의 국내 이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SM5와 SM7의 중간사양을 갖고 있어 SM6로 불릴 가능성도 점쳐진다. 탈리스만 출시로 단종이 점쳐졌던 SM5도 탈리스만과 함께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