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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전문가' 박성수의 인수합병 원칙

최용혁 기자 yongayonga@businesspost.co.kr 2014-05-15 19:3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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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활전문가' 박성수의 인수합병 원칙  
▲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은 인수합병 방식을 통해 이랜드그룹의 몸집을 불려왔다.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은 인수합병업계에서 ‘재활전문가’라고 불린다. 다 죽어가는 기업을 인수해 숨을 불어넣어 되살려 낸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기업 인수합병을 통해 이랜드그룹을 키워 왔다. 그 과정에서 실패도 있었지만 재활전문가로 솜씨를 발휘하면서 연 매출 10조 원의 이랜드그룹을 만들었다.

박 회장의 인수합병에는 원칙이 있다. 먼저 경영난에 빠진 기업을 인수합병의 대상으로 삼는다. 물론 가격이 싸야 한다. 이런 기업을 인수해 회생시킨다는 것이 제1원칙이다.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은 이와 관련해 “망하거나 방치된 것을 사들인 뒤 되살린다는 게 기본적 전략”이라 말했다.

박 회장의 또 다른 원칙은 시너지에 중점을 둔다는 것이다. 아무리 싼 매물이 나와도 이랜드그룹에 어울리지 않는 회사라면 인수하지 않는다. 시너지 효과가 나야 죽은 기업에 숨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게 박 회장의 생각이다. 박 부회장은 “기업을 인수할 때 그룹 전체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를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한다”고 말했다.

◆ 절치부심하며 인수한 뉴발란스의 대박신화

박 회장은 2008년 스포츠 브랜드 뉴발란스의 한국판매권을 인수했다. 15년 동안 국내시장에서 키워 온 푸마를 독일 본사가 직접 운영하겠다며 판권을 회수하자 절치부심 준비한 게 뉴발란스였다.


뉴발란스는 2001년 한국에 들어왔으나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랜드가 껴안으면서 뉴발란스는 날개 돋힌 듯 성장했다. 인수 당시 뉴발란스의 매출은 260억 원에 불과했으나 5년 만에 4천억 원으로 15배 성장했다.


  '재활전문가' 박성수의 인수합병 원칙  
▲ 뉴발란스 홍대 플래그쉽 스토어
박 회장은 푸마를 운영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뉴발란스에 적용했다. 스포츠 브랜드는 대개 ‘백화점 브랜드’로 고급스런 이미지를 만든 뒤 로드숍으로 진출한다. 그러나 박 회장은 먼저 로드숍에서 기반을 닦아 친숙한 브랜드로 만든 다음 백화점에 들어갔다. ‘교복과 청바지에 두루 잘 어울리는 신발’이라는 점을 내세워 10대들의 마음을 샀다.


운도 따랐다.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가 늘 뉴발란스 운동화를 신고 프레젠테이션에 나와 화제가 됐다. 그 바람에 뉴발란스 매출도 덩달아 증가했다.


한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몇 년 전만 해도 뉴발란스가 입점을 부탁해왔으나 지금은 오히려 백화점이 입점을 부탁하는 상황”이라며 “뉴발란스는 주요 백화점 운동화 부문에서 아디다스를 제치고 나이키와 경쟁 중”이라고 말했다.


◆ 텅빈 가든파이브를 선택한 NC백화점

이랜드그룹이 운영하는 NC백화점이 주목받게 된 계기는 서울 송파구 문정동의 대형 쇼핑몰 가든파이브에 첫 매장을 열면서부터다. 가든파이브는 2009년 4월 개장하려 했다. 그러나 입주율이 10% 안팎에 머물면서 개장을 연기해야 했다. 유령쇼핑몰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썼다.


가든파이브사업에 1조3천억 원을 들인 서울시와 SH공사는 낮은 입주율에 골머리를 앓았다. 그런데 그곳에 박 회장이 NC백화점을 오픈했다.

박 회장은 가든파이브에 입주하면서 많은 특혜를 받았다. 임대수수료를 연 매출액의 4%에 맞춰 시세보다 낮은 수준으로 계약했다. 인테리어비 119억 원도 지원받았다.

박 회장은 수십개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NC백화점을 열더라도 매장이 빌 것이라고 걱정하지 않았다. 이랜드그룹은 NC백화점 매장의 모든 제품들이 다른 백화점보다 저렴하다고 홍보했다.

그 결과 가든파이브에도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다른 대형매장들도 속속 가든파이브에 들어왔다. 오는 9월 현대백화점도 입주할 예정이다.

그 결과 유령쇼핑몰인 가든파이브의 승자는 NC백화점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 홈에버 참패의 비싼 수업료

박 회장은 2003년 뉴코아를 성공적으로 인수하면서 유통업에 자신감이 생겼다. 박 회장은 대형 인수전을 준비했다. 2006년 까르푸가 철수하면서 마트사업을 시장을 내놓자 이랜드는 1조7500억 원을 들여 가르프를 인수했다. 그리고 홈에버로 이름을 바꾼 뒤 의욕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재활전문가' 박성수의 인수합병 원칙  
▲ 2008년 홈에버 비정규직 문제로 노사분규가 거세지면서 경찰병력이 투입되는 등 갈등을 겪었다.
하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이랜드그룹에서 유통사업을 담당하는 이랜드리테일은 차입금이 늘면서 부채비율이 650%까지 치솟았다. 자금흐름에 문제가 생겼다.


비정규직 문제도 불거졌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놓고 노사갈등이 빚어졌다. 사회적 문제로 비화됐다. 마침내 ‘이랜드 불매운동’으로 이어졌다.

박 회장은 결국 홈에버사업을 시작한지 2년 만에 삼성테스코에 ‘몰래’ 매각했다. 겉으로 5500억 원 가량의 차익을 거둔 것처럼 보이지만 대실패였다. 이랜드 관계자는 “매장관리 운영비 등 총 비용을 고려할 때 2년 간 500억 원 정도의 적자를 봤다”고 말했다.

이 실패를 기점으로 박 회장은 인수합병방식을 바꿨다. 대규모 인수전에 뛰어들지 않았다. 경영이 어려운 회사를 놓고 시너지를 고려한 뒤 싼 값에 매입해 회생시키는 방식으로 바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홈에버가 이랜드그룹 재무를 흔들어 놓았다”며 “이 사건 이후 대형 매물 인수는 안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홈에버 인수에서 값비싼 수업료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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