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CJ대한통운에 따르면 현재 과반이 넘는 시장 점유율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하루에 처리할 수 있는 택배물량을 늘려야 한다고 보고 소형택배 분류시스템인 ‘멀티포인트’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이사 부회장.
멀티포인트는 하나의 작업라인으로 운영하던 기존 택배터미널에 분류시설을 추가로 설치해 상품 크기에 따라 중대형은 1층, 소형은 2층으로 나눠 동시에 운영하는 분류시스템이다.
물류업계에서는 CJ대한통운이 멀티포인트를 적용한 터미널에서 소형택배만 따로 분류하게 되면 곤지암 메가 허브터미널과 같은 대형터미널에 몰리는 택배물량을 분산시킬 수 있어 시너지를 낼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또한 멀티포인트시스템은 기존의 서브터미널 인프라를 활용하면서 저가형 분류기를 이용하기 때문에 대형 허브터미널을 신설할 때보다 적은 비용으로 소형물량을 처리할 수 있어 수익성 개선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멀티포인트시스템을 도입한 이유는 비대면 소비가 늘어나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 간단한 식료품이나 의류, 액세서리 같은 작은 물건을 주문하는 사례가 늘어 소형택배 물량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CJ대한통운의 소형택배 상품(가로, 세로, 높이 3변의 합이 100cm 이하) 비중은 전체 상품의 87.3%에 이른다.
CJ대한통운은 2020년 2분기 기준으로 51.4%인 시장 점유율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하루에 처리할 수 있는 택배물량을 확대할 필요성이 있어 소형택배를 처리하는 멀티포인트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2019년 11월부터 멀티포인트시스템을 시범적으로 운영해왔고 빅데이터를 통해 소형상품 주요 발생지역을 선정해 2020년 9월 기준 27곳에서 운영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2020년 707억 원, 2021년 974억 원 등 모두 1681억 원을 투자해 2021년까지 100여 개의 멀티포인트를 설치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CJ대한통운은 멀티포인트 구축이 마무리되면 2020년 2분기 기준으로 하루 730만 박스 규모인 택배 처리물량을 1천만 박스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멀티포인트의 가장 큰 특징은 소형택배 상품의 중간 재분류절차를 생략해 허브터미널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라며 “아울러 대형 허브터미널을 새로 건립할 때보다 처리능력(CAPA) 확보에 들어가는 비용이 20% 수준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CJ대한통운이 선제적 설비투자로 유연하게 처리능력을 확충하고 있어 택배부문이 올해 3분기에도 실적 증가를 이끌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CJ대한통운은 소형화물 전용 분류시스템인 멀티포인트를 구축해 늘어나는 택배물량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며 “멀티포인트 구축을 통해 운영 효율성을 높여 택배 마진율을 개선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진투자증권은 CJ대한통운이 2020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10조8890억 원, 영업이익 3390억 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2019년보다 매출은 4.6%, 영업이익은 10.2% 늘어나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