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과 제2금융권을 합친 전체 금융권의 가계대출이 한 달 만에 14조 원이나 더 늘었다. 3년9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주택매매나 전세 관련 자금 수요가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주식투자, 생활자금 수요 등으로 신용대출이 대폭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8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8월 말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948조2천억 원으로 7월 말보다 11조7천억 원 증가했다. <사진=연합뉴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8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8월 말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948조2천억 원으로 7월 말보다 11조7천억 원 증가했다.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4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도 카드대출과 보험계약대출을 중심으로 2조2천억 원 늘었다. 은행권 가계대출과 더하면 한 달 동안 가계빚이 14조 원 늘어난 셈이다. 지난해 8월(6조5천억 원)의 2배가 넘고 7월 증가액 9조4천억 원보다도 48.9% 증가한 수치다.
은행권 가계대출 가운데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695조9천억 원으로 한 달 사이 6조1천억 원 증가했다. 3월(6조3천억 원)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크게 뛰었다.
일반신용대출 등을 포함하는 기타대출 잔액은 8월 말 251조3천억 원으로 7월 말보다 5조7천억 원 늘었다. 전체 가계대출과 마찬가지로 역대 최대 증가폭을 보였다.
윤옥자 한국은행 시장총괄팀 과장은 “주택은 매매나 전세 자금 수요가 신용대출로 이어졌고 최근 공모주 청약과 관련해 증거금 납입을 위한 수요가 증가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며 “8월 여름휴가 등으로 자금 수요가 높은 계절적 요인이 작용했고 재난지원금 지급이 마무리되면서 생활자금 수요도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은행권의 기업대출을 보면 8월 말 기준 기업의 은행 원화대출 잔액은 961조 원으로 7월 말보다 5조9천억 원 늘었다. 8월 증가액 기준으로 2015년 이후 최대 규모다.
특히 중소기업대출 잔액이 782조7천억 원으로 한 달 전보다 6조1천억 원 증가했다. 통계 집계 이래 최대 규모다. 대기업대출은 오히려 한 달 사이 1천억 원 줄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