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에틸렌과 에틸렌 제품군의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미국 대형화학사들이 허리케인으로 에틸렌 공급에 차질을 빚어 에틸렌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내 에틸렌 최대 생산회사인 LG화학이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8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8월 말 허리케인이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주를 강타하면서 미국 대형화학사들이 타격을 입어 에탄 분해설비(ECC)의 19% 정도가 가동중단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화학업계의 한 관계자는 “화학공장에 전기, 스팀, 가스 등을 공급하는 유틸리티회사가 복구되어야 가동이 중단된 공장을 다시 돌릴 수 있다”며 “공장 재개시점이 현재로선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미국 대형화학사들은 에탄 분해설비를 통해 플라스틱, 비닐 등을 만들 수 있는 가장 기초제품인 에틸렌과 에틸렌을 투입한 에틸렌 제품군을 모두 생산하고 있다.
이번 허리케인 피해로 에틸렌뿐 아니라 에틸렌 제품군 모두 생산에 차질을 빚어 가격 상승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화학업계는 바라본다.
원민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허리케인 영향에 따른 공급 감소의 우려로 주요 에틸렌 제품군들의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9월 둘째 주 에틸렌 가격은 지난주보다 5% 올랐는데 국내 에틸렌 최대 생산회사이자 에틸렌 제품군을 모두 생산하는 LG화학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됐다.
LG화학은 허리케인의 피해를 입은 미국 대형화학사들이 에탄 분해설비를 통해 에틸렌을 생산하는 것과 달리 나프타 분해설비(NCC)를 통해 에틸렌을 생산한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에틸렌은 에탄(ECC의 투입원료)과 나프타(NCC의 투입원료) 모두 원료로 사용해 생산할 수 있는데 이번 허리케인 피해로 국내 에탄 분해설비 보유사 뿐 아니라 나프타 분해설비를 보유한 LG화학도 수혜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특히 허리케인으로 늘어난 수요분을 충당할 수 있을 만큼 나프타 분해설비를 100% 가동하는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파악됐다.
LG화학 관계자는 “현재 나프타 분해설비 가동률 100%를 유지하고 있다”며 “에틸렌 스프레드(제품 가격에서 원재료 가격을 뺀 수익성 지표)가 나쁘지 않아 앞으로도 현재 가동률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을 비롯한 화학업계는 2017년부터 에틸렌을 포함한 석유화학제품 전반에서 수익성이 좋지 않아 어려움을 겪어왔다.
LG화학도 석유화학 부문의 영업이익이 2017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2017년 2조6830억 원, 2018년 2조304억 원, 2019년 1조4163억 원을 냈으며 올해 1분기에는 코로나19로 영업이익이 가장 나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저유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화학업계는 예상치 못한 에틸렌 수익성 개선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코로나19로 에틸렌 제품가격도 하락했지만 저유가로 나프타 가격도 급락해 에틸렌 스프레드가 1분기 평균 톤당 158달러를 찍고 반등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현재 에틸렌 스프레드는 톤당 345.5달러로 400달러 안팎에서 오가고 있다.
여기에 미국 허리케인 영향까지 더해지면서 LG화학은 에틸렌과 에틸렌 제품군에서 수익성 개선을 앞당길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LG화학은 2분기부터 영업이익이 개선됐으며 3분기는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성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