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이미지센서시장의 빠른 성장에 대응해 생산량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미국 정부의 화웨이 견제에 따라 이미지센서에서도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만큼 삼성전자가 이미지센서 1위 소니를 따라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강인엽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장 사장. |
8일 어규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올해 화성 사업장 13라인의 D램 생산량 가운데 웨이퍼 기준 월 3만 장을 이미지센서 2만 장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2021년에도 유사한 규모의 전환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2019년 기준 삼성전자 이미지센서 생산량은 월 6만 장을 밑돈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는 노후화한 D램 생산라인 일부를 이미지센서 용도로 전환해 이미지센서 생산량을 올해 월 7만 장 후반대, 2022년 10만 장으로 확대할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전자는 최근 이미지센서 수요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생산량을 늘리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센서는 빛을 디지털신호로 바꾸는 시스템반도체를 말한다. 디지털카메라가 탑재되는 휴대전화, 태블릿PC, 블랙박스, 폐쇄회로(CC)TV 등에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최근 스마트폰과 전기차·자율주행차 등에 점점 더 많은 카메라가 적용되면서 이미지센서시장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시장 조사기관 TSR에 따르면 글로벌 이미지센서시장은 2018년 131억 달러 수준에서 2022년 227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이미지센서 실적도 호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어규진 연구원은 삼성전자 이미지센서 매출이 올해 3조 원대 중반에서 2022년 5조 원을 넘는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봤다.
여기에 최근 화웨이가 미국 정부로부터 반도체 관련 제재를 받아 스마트폰사업에 위기를 맞이한 점도 삼성전자 이미지센서사업에 호재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의 이미지센서 고객사인 샤오미가 스마트폰시장에서 화웨이의 빈자리를 메울 수 있기 때문이다.
화웨이는 P40프로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소니의 이미지센서를 탑재해 왔다.
하지만 샤오미는 2019년 11월 삼성전자보다도 먼저 삼성전자의 1억 화소 이미지센서를 도입해 스마트폰 미CC9프로를 출시하는 등 돈독한 관계를 보여주고 있다. 이후 출시된 샤오미 미10 시리즈에도 삼성전자 이미지센서가 적용됐다.
레이쥔 샤오미 최고경영자(CEO)는 삼성전자로부터 선물받은 이미지센서 웨이퍼 조형물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공개하기도 했다.
샤오미가 아닌 다른 기업도 삼성전자 이미지센서 도입을 추진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IT매체 샘모바일은 삼성전자가 4분기 중국 오포와 비보 등에도 고화소 이미지센서를 공급한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가 이미지센서 분야에서 소니를 따라잡을 환경이 갖춰지는 셈이다.
시장 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2분기 매출기준 이미지센서 점유율은 소니 42.5%, 삼성전자 21.7% 등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분기 소니 50.2%, 삼성전자 20.1%였던 것과 비교해 점유율 격차가 10%포인트가량 좁혀졌다.
삼성전자는 기존 메모리반도체 중심 사업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 이미지센서 등 시스템반도체사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모바일기기용 이미지센서에 관해서는 지난해 업계 최초로 1억800만 화소를 지원하는 이미지센서를 내놓으며 앞선 기술력을 선보였다.
자동차용 이미지센서도 지속해서 개발하고 있다. 2018년 10월 자동차용 이미지센서 브랜드 ‘아이소셀 오토’를 출범한 뒤 독일 아우디 등 완성차기업에 제품을 공급해 왔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